▲ 강우성 기자 |
지난달부터 국회 대응반이 상주하고 있고, 예산 담당관실과 실·국장들의 국회 및 정부부처 출장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지난 17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직접 찾아가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과 협조도 요청했다.
올해 국비 확보액보다 많은 정부 예산안을 유지하되, 반영이 안된 사업에 예산을 얻기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에서다. 시는 국비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로서, 국회 심의에 앞서 최대 또는 증가한 예산 확보라는 거창한 홍보와 달리 중요한 현안의 사업비는 반영되지 않거나 타 지역의 논리에 밀리며 삭감으로 진척없는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도 일수다.
올해 예산안만 하더라도 시는 2조 6347억원의 국비를 확보한 상태라고 대대적으로 알렸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옛 충남도청사 부지매입비와 대전산업단지 서측 진입도로 건설, 경부·호남·대전선 철도변 안전환경 조성사업 등은 단 한 푼의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특히 도청사 부지매입은 지난 3월 도청이전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예산 반영을 통해 낙후된 원도심 침체 해결의 기미를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가 차갑게 식어버렸다. 예산 미반영은 부지매입 주관부처가 지정되지 않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하고 있는 용역을 지켜본 뒤 예산 반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기획재정부 입장 탓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시는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찰떡’ 공조로 쪽지 예산을 통해서라도 미반영된 사업의 예산을 얻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다만, 기재부의 이해가 필요한 만큼 협조를 구하는데도 부심하고 있다.
시의 예상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도청사 부지매입을 놓고 정부와 시의 입장 차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법에 국가가 매입하기로 되어있지만, 활용 주체가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다는 논리에 대한 반박 마련이 시급하다. 문체부 용역보다 도청사 부지 매입이 2018년 이후로 늦어지면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벼히 여겨서는 안된다. 아울러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권 시장이 최근 대구와의 공조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환영할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만큼 중요한 것이 시간이다. 내년 정부 예산없이는 사업을 진척하기 어려운 만큼 시가 더는 국비 확보의 난맥상을 노출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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