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통제 약화, 도로공사 재무구조 악영향 우려
사업방식 재검토되면 착공 기약 못해 충청권 대책마련 시급
충청권 발전을 위한 핵심 SOC인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2017년도 예산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비 투입 타당성을 검증하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완공 뒤 민자 전환 예정인 이 도로 사업방식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재정마련 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이같은 의견을 정부가 받아들여 사업방식을 재검토할 경우 착공이 기약 없이 지연될 우려가 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강동갑·안행위)에 따르면 최근 예산정책처는 ‘201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자료를 토대로 서울-세종고속도가 재정계획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 도로는 현재 설계비·공사비를 전액 한국도로공사에서 부담하고 추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는 사업방식이다.
이는 국회의 재정통제를 약화시키고 도로공사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 지양돼야 한다는 것이 예산정책처의 주된 의견이다.
민자 전환까지 민간투자사업심의도 받지 않을뿐더러 국회의 재정적 관여를 받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서울-안성 구간의 사업수행 방식이 선례가 되고 일반화된다면 고속도로 건설에서 민간투자사업의 도입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예산정책처 의견이 힘을 실었다.
이에 앞서 진 의원은 지난 7월에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똑같은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구리시 토평동부터 세종시까지 191㎞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2017년 예산안에 서울-안성 구간의 건설보상비 1000억원이 편성됐으며 전체 예산규모는 6조 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사업기간 단축을 위해 서울-안성 구간(71.1km)은 도로공사에서 착수 후 민자사업으로 전환하고, 안성-세종(57.7km)은 처음부터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세종고속도로는 2009년 건설계획이 최초로 제시됐으며 2015년 11월부터 정부가 사업 추진에 서두르고 있다.
내년 말 착공, 2022년 준공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예산정책처가 서울-세종고속도로 추진방안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향후 추진일정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충청권이 공동 대응이 절실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수현 세종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국토균형발전 상징으로서의 세종시 의미를 부각하며 서울-세종 고속도로는 차질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국가재원의 효율적인 배분도 중요하지만, 세종시는 우리나라 균형발전의 선도도시로 수도권 과밀해소를 위한 의미가 있는 만큼 이 도로는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재정계획을 충분히 세워서 추진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데 이같은 점을 소홀히 한 점이 있다”며 “이 도로는 세종뿐만이 아닌 충청권 전체와 관련이 있는 만큼 앞으로 공동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본보는 국토부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