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고 굵은 고전 읽기
명로진, 비즈니스북스, 2015 刊 |
우선 저자 명로진씨는 EBS 라디오와 팟캐스트에서 고전읽기를 진행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고전읽기의 중요성과 그 즐거움을 전파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책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게 단숨에 술술 읽혀 내려간다. 또한 마음에 와 닿고 생각을 곱씹게 하는 구절을 읽다보면 이 책에 소개된 고전 완역본을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고전, 지성과 교양에 목마른 당신에게 꼭 필요한 고전, 드라마적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고전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논어, 맹자를 비롯해서 사기열전, 역사, 한비자, 시경, 소크라테스의 변명, 장자, 일리아스, 오디세이 등 동서양을 아우르는 고전 열두 편을 소개 하고 있다.
고전 읽기의 즐거움이 줄거리를 아는 것보다는 미시적 발견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고전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소개하고, 역사적 의의는 무엇이고, 어떤 교훈을 주는가하는 지식을 전달하는 요약서가 아니다. 열두 편의 고전 중 '논어'부터 시작해서 저자가 읽어서 재미있고 좋았던 내용들을 인용하여 위트가 곁들인 자신만의 해석으로 재미를 선사해 준다.
또한 그 분야의 전문가, 대가, 권위자의 말을 다 믿지 말라고 하며, 다양한 시각에서 넓고 깊게 볼 수 있듯이 고전 역시 한권의 책이 아니라 해석이 각기 다른 완역본을 여러 권을 읽어야 그 속에 담긴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고전을 읽다보면 생소한 지명, 인명,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흐름이 막혀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덮게 되는 불친절한 고전 읽기의 어려움을 알고, 고전을 쉽게 접근하기 위한 읽는 순서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예를 들어, '논어'를 읽기 위해서는 '열국지', '사기', '중국역대인명사전' 등을 함께 읽어야 하며,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기 위해서는 서양문화의 원천 그리스 로마신화와 신의 계보를 알려주는 '신통기', '변신이야기'순으로 읽어야 된다고 한다. 이렇게 접근하며 읽은 고전은 어느 순간 무릎을 탁 치는 순간이 찾아온다고 하니, 고전읽기의 맛을 느껴보고 싶게 만드는 책임은 분명하다.
저자의 이력이 드라마 배우였듯이 마치 한편의 짧고 굵은 드라마 예고편을 본 것 같아서 이 책을 읽다보면 전편을 모두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고전을 재밌게 소개하여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뜨려 주고, 고전은 공부가 아니니 외우지 말라고 하여 무거움을 깨뜨려 주고, 고전을 어떻게 읽어 나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려 준다.
이 책의 궁극적 목적은 저자가 자신만의 해석과 상상력을 덧붙여 고전을 재미있게 읽듯이 독자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전을 재미있게 완독할 것을 권장한다.
고전은 읽고 싶지만 선뜻 다가서기 어려웠던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발판으로 삼아 고전의 재미와 감동에 푹 빠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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