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일, 윤출판 刊 |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태동할 때부터 일어난 사건들을 꿰고 있는 이 전 총장은 현장에 있던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책에 담았다.
제1장은 1984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상대 고르기나 1986년 해태 선수단 버스 방화 사건 같은 프로야구 초창기의 에피소드들이다.
이제는 아련한 추억 속 이야기들이지만 '그땐 그랬다' 식의 회고담에 그치지 않는다. 1997년의 압축배트 사건은 2015년 탱탱볼 사건으로 부활한, 공정함과 승부욕 사이의 긴장감을 보여주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현장에서 지켜본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에는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경기 문화, 관중 문화, 구장 환경 등 프로야구가 35년간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제2장과 3장은 백지 상태에서 오늘날의 프로야구 시스템을 만들어온 이야기이다.
프로야구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 구단과 구단, 구단과 방송사 등은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기도 하지만 각자의 이익을 위해 충돌하기 마련이다.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있는 KBO에서 일한 저자가 처음 공개하는 비망록은 흥미롭다. 연봉 인상 25% 제한과 연봉 조정 신청, 임선동으로부터 촉발된 FA제도, 방송 중계권 협상, 입장 수입을 둘러싼 구단 간 힘겨루기 등은 한국 프로야구를 뒤흔든 이슈들이다. 또한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청보, 태평양을 거쳐 현대 유니콘스 그리고 오늘날의 넥센 히어로즈가 되기까지의 비사는 가슴 아프다.
제4장은 저자가 가장 신 나게 쓴 글이다. 베이징 올림픽, WBC 등 국제대회에서 한국 프로야구가 하늘 높이 날았던 이야기이니 보는 사람도 흥겹다.
마지막 장은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그라운드 밖의 사람들에 대한 오마주이다. 한국에 야구의 씨앗을 뿌린 질레트 선교사, KBO 최고의 투톱 박용오 총재-이상국 총장 이야기 등을소개한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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