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팬덤북스 刊 |
이런 가운데 혼자 먹어도 맛있고 아이와 먹으면 더 맛있는 레시피 에세이 '혼밥육아'가 출간됐다.
사실 엄마들에게 혼밥 문화는 너무나 친숙하다.
매일매일 혼자 해내야 할 일들 투성이기 때문이다. 특히 삼시세끼 혼자 밥 먹는 시간이 누구보다 많은 엄마들이다. 이런 엄마들의 혼밥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엄마들의 건강이 아이 건강을 비롯해 가족 건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처음 육아하는 3년 동안은 제대로 된 밥 한 끼 챙겨먹기가 힘들다. 끼니를 거르기 일쑤고, 라면이나 빵 같은 인스턴트 음식으로 대충 때우거나 패스트푸드를 시켜먹기 일쑤다. 외식이라도 할라치면 그날따라 아이는 자지러지게 울어 그마저도 힘든 시간이다. 그러다보니 몸의 균형은 쉽게 깨지고, 피곤하고 아프고 지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젊은 날의 예쁘고 청초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푸석푸석하고 뚱뚱하고 피곤에 절은 아줌마만이 거울 안에 버티고 있다.
대학에서는 그림을 전공하고, 사회에서는 요리를 만든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는 처음 육아하면서 마주한 힘들었던 순간들이며, 행복한 순간들을 편안하고 담백하게 글로 담아냈다. 처음 맛본 독박육아의 맛이랄지, 충분히 자지 못하는 수면 빚의 삶이랄지, 또 등원하면서 겪은 힘든 마음 고백들은 육아하는 엄마라면 쉽게 공감하게 하고 눈물짓게 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녀의 글은 육아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스토리가 재미있고 메시지마저 살아 있다. 그녀의 쉽고 간단한 레시피처럼 글도 쉬이 공감하는 육아 스토리들로 가득하고 메모하고 싶은 반짝이는 문장들도 가득하다.
그녀의 요리엔 할머니도 있고,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도 있다. 힘들 때마다 추억할 수 있는 음식이 있다는 거, 그 이상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이 있을까? 또 그녀가 직접 그린 요리 삽화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글과 요리와 어우러져 차분하게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빛내고 있다. 지은이 이지현/336쪽/1만50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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