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종(62) 대전스키협회 회장은 대전스키의 역사나 다름없다. 대전이 충남과 분리된 이듬해인 1990년 대전스키협회 출범부터 함께해 지금은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최 회장은 “대전에는 스키장이 하나도 없어 불모지나 다름없다. 더욱이 하계 스포츠와 비교하면 종목 수도 적다 보니 관심도가 떨어진다”면서 “협회 초창기 대전시사무처장님의 부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생활체육과 통합된 만큼 한 번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스키는 일반인들에게는 겨울 스포츠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엘레트체육에서는 동계 종목의 꽃이다. 대전은 지리적 특성 탓에 일반인은 물론, 전문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스키장이 없다. 그러다 보니 스키나 보드 마니아들은 물론 전문 선수들은 무주나 강원도 일대 스키장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대전에는 일반 실업팀을 비롯해 초·중·고 스키팀이 전혀 없는 상태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대전 스키는 전국 체육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수들이 열정을 갖고 잘해주는 점이 가장 크지만, 최 회장의 뒷바라지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린다. 대전에서 국가대표 선수를 다수 배출해 지역의 명예를 빛내고 싶다”면서 “지금 3명 정도가 가능성이 있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더 많은 선수가 평창에서 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스키 대표 얼굴은 김서현(25)이다. 지난해 열린 제9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여자 스키 슈퍼대회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연패를 달성했다. 프리스키 부문 윤기찬(23)과 스노우보드 남승연(22)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 회장은 친구 따라 처음 스키장에 간 것이 인연이 돼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
최 회장은 “1979년 친구가 가자고 해 처음으로 용평스키장을 갔다. 그때는 스키를 타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면서 “하얀 설원을 헤치고 질주하는 스키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우리 아들들도 스키를 시킬 정도였다. 아들이 스키 선수다 보니 애정도 더 생겼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아들 최영(33)은 국내 최연소 데몬스트레이터(이하 데몬)로 유명하다. 19살에 데몬이 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스키의 신'으로 칭호 받는 데몬은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스키와는 달리 정확한 기술 구사 여부로 실력을 평가받는 국가대표급 스키지도자다. 매년 15명 내외의 데몬을 선발하며 임기는 1년이다.
최 회장은 스키 저변 확대를 큰 과제로 꼽았다. 엘리트 선수 육성은 물론, 스키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의 접근을 쉽게 유도할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 회장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통합됐다. 대전에서 30만명 정도가 스키를 접했다고 한다. 이전과 달리 스키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전문 체육으로 연계시키는 부분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타 지역은 시장이나 도지사기 스키대회를 대부분 치르고 있다. 또한, 교육감배 같은 경우에도 상금이나 상품을 제공하며 선수 유치에 적극적이다. 대전도 이런 대회 유치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모든 스포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타 종목의 일도 모두 내일처럼 앞장서는 일이 많다. 최 회장은 “스키는 겨울에 주로 이뤄지다 보니 나머지 시간에는 하계 스포츠 종목에 관심을 두게 된다”면서 “스포츠는 모두 똑같다고 생각한다. 각 협회끼리도 함께 협조하고 잘 지내면 대전 체육 발전에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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