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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화장품을 가득 싣고 온 아줌마 목소리에, 뽀글머리 엄마들이 즐거운 비명을 낸다.
이내 나란히 누워 아줌마에게 얼굴을 맡긴다. 아줌마는 현란한 손놀림으로 마사지를 시작한다.
엄마들은 화장대 앞에서 한결 매끈해진 피부를 만지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옆집 철이 엄마한테도 소개해줄게” 말하자마자, 아줌마는 한 손 가득 화장품 샘플까지 쥐여준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온 장면이다.
쥬단학 아줌마는 그 시절 화장품 방문판매원(방판)을 지칭한 말이다. 지금은 이들을 '뷰티 카운셀러'라고 얘기한다.
이젠 단순 마사지 그 이상이다. 피부관리법이나 메이크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지속적인 고객 관리로 기업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
▲평생의 뷰티 파트너로=방판이 진화했다. 과거 화장품 가방을 메고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던 시대는 지났다.
고객마다 피부 타입 등을 고려, 최신 미용 기계들을 이용해 체계화된 관리를 해주고 있다.
한국직접판매협회에 따르면, 방판 매출은 2009년 7조6139억원, 2010년 7조8681억원, 2011년 8조3121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1964년 9월 방판 제도를 도입한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아모레 카운셀러'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3만6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방문판매 경로 고객만 250만여 명에 달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방판 채널에는 설화수와 헤라를 비롯해 바이탈뷰티, 프리메라, 오설록, 려, 일리 등 총 9개 브랜드의 400여 개 제품이 있다.
LG생활건강도 2002년 4월 방판 화장품 사업을 시작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2만여 명이 후, 오휘, 숨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보다 지방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방문판매 경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을 직접 만나 소통해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기 쉽다.
때문에 단순 소비자와 판매자 관계를 넘어 오랜 기간 단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객들은 제품에 대한 만족도뿐 아니라 관계를 맺고 있는 담당 카운셀러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젊은 층 방판 마니아도 늘고 있는 추세다.
시중가보다 10~30%가량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직장인을 겨냥해 방문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으로 상담 후 택배로 제품을 보내주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여드름이 있고 예민한 피부라 어떤 화장품을 선택해 써야 하는지 막막했다”라며 “내 피부에 맞는 제품들을 알려주고, 덤으로 샘플까지 많이 챙겨줘 이득”이라고 전했다.
▲카운셀러 전문성 높여=고객 관리가 체계화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방판을 영업이 아니라 고객 관리로 보는 인식의 전환을 이뤄냈다.
이전까지만 해도 최종 소비자가 누구인지, 어떤 구매자가 사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집계하고 분석하면서 더욱 빠르게, 보다 정확하게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영업전략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카운셀러의 업무 환경도 질적으로 높아졌다. 직급 과정별 다양한 정규·특화 교육 제도를 운용함으로써 세일즈 역량과 뷰티 전문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카운셀러의 등록부터 정착, 직급 위촉 등 단계별 비전체계를 구체화하고 직급 위촉자에게 해외 연수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 카운셀러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고객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으며, 국내 화장품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오고 있는 주요 인적자원”이라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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