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두고 潘, 安, 鄭, 李 등 대선판 잠룡 각광
정진석, 이해찬 등 ‘판’ 흔드는 여야 ‘실력자’도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충청역할론이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영호남 패권주의 속 ‘캐스팅 보트’ 역할에 그쳤다면 이제는 ‘주전 선수’로 직접 뛰거나 여야 잠룡에 입김을 행사하는 ‘실력자’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충청정치권이 정권창출의 ‘조력자’에서 일약 ‘주연’으로 위상이 높아진 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권은 영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두 거대 정당 틈바구니에서 ‘선택’을 강요받아 왔다.
대표적인 사건이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가 맞붙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DJP연합으로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 꿈만 이뤘을 뿐 JP가 주장했던 내각제 개헌은 이뤄지지 않아 충청권은 한계를 절감했다.
20년이 지난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둔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충청출신 잠룡들이 대선판도를 이끌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1년 가까이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며 여권 친박계의 가장 유력한 영입 후보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으로 안보이슈가 부상하고 미-중 패권경쟁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한 현 상황에선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반 총장의 주가가 더욱 치솟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일각에서도 영입대상으로 저울질하는 등 ‘선택지’가 더욱 넓어진 모양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19일 TV조선 시사토크쇼 ‘강적들’에 출연, 대선출마 질문에 “네”라고 응답하며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그동안 안 지사가 SNS 등을 통해 대권도전을 시사한 바 있지만, 본인 입으로 단답형으로 확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운찬 전 총리와, 정우택(청주상당)도 전국순회 특강 등을 통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워밍업’에 한창이며 ‘성완종 리스트’ 항소심 무죄로 정치적으로 해금된 이완구 전 총리 역시 지역민 기대를 받고 있다.
충청 정치권은 이와 함께 여야에 ‘선수’로 직접 뛰지 않아도 잠룡에 막대한 영향을 행사하는 거목도 존재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더민주 이해찬 의원(세종) 등이 이에 속한다.
정 원내대표는 김종필 전 총리의 복심을 반 총장에게 전달, ‘대선 메신저’를 자처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청와대 만류에도 개헌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대선판을 흔드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총선승리 뒤 복당한 ‘친노좌장’ 이해찬 의원은 반 총장에게 “깜이 아니다”며 독설을 퍼붓는 등 야권 내 ‘반기문 저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같은 친노고리로 연결된 문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으로 홍역을 치르는 가운데 이에 대해 이 의원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대선판의 관심거리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충청권은 대선에서 영호남에 가려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당당히 주연으로 각광 받고 있다”며 “이같은 분위기가 내년 대선에서 충청의 역할론을 넘어 정권창출로 이어질지 관심이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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