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불법행위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대체복무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법조계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항소3부는 지난 18일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기소된 A씨 등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경우는 있지만,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판부는 무죄 이유에 대해 “헌법은 조화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두 가치가 있을 때 한 가지만 인정하고 다른 하나는 인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면서 “2004년과 2007년에 시기상조를 이유로 대법원의 유죄 판결이 있었으나, 그 이후로 국제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가 나옴에 따라 주춤했던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은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군 복무를 거부하는 징병 대상자들에게는 통상 병역 면제 사유에 해당하는 징역형을 선고해왔다.
지난 2004년 서울 남부지법, 2007년 청주지법 영동지원, 광주지법 등에서 무죄 선고가 나오기도 했지만, 대법원은 유죄 판례를 재확인했다.
한편, 종교적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무죄라는 첫 2심 판결이 광주지법에서 나오면서 법조계의 관심은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심판’을 앞둔 헌법재판소로 쏠리고 있다. 헌재는 앞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재판관 7(합헌)대 2(위헌/한정위헌) 의견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3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하는 병역법 88조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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