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업계 “업무 영역이 확연히 다르다” 공감
변호사에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현행 제도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됨에 따라 지역 변호사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를 조세분야에서 배제하는 입법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달 초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제도를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세무사법 제3조3호는 세무사 자격시험 합격자 외에 변호사 자격자에게도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발의된 세무사법 개정안은 현행 세무사법에 의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 당연 세무사자격을 부여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삭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제17대 국회 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이 의원은 “세무분야에 있어서 변호사자격을 취득할 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채 세무사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변호사자격 취득자에게 부당한 과잉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무분야는 하나의 전문분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전문성이 요구되는 세무분야와 변리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고품질의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의 세무사자격 자동부여제도는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지역 변호사업계는 거세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최근 특허침해소송에서 공동소송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에 이어 행정사에게 행정심판 대리권을 부여하는 행정사법 개정안과 노무사가 노동 관련 사건의 고소·고발인을 대리해 수사기관 등에서 피해사실을 대신 진술할 수 있게 하는 공인노무사법 개정안 등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호사업계의 직역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전지역 한 변호사는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인정하는 것은 법률전문가로서 포괄적인 법률사무를 담당할 수 있는 변호사의 직무범위에 따른 규정”이라며 “국민들에게 일관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세무사의 업무를 취급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변호사회의 경우, 지난 7일 세무사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했다.
한편, 지역 일부 세무사들은 “변호사와 세무사의 주요 업무는 확연하게 다르다”면서 세무사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국세청 출신의 한 세무사는 “세무사의 경우 주요 업무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업무 특성상 변호사와 성격이 다르고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제도 폐지의 타당성에 공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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