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경기 중 작전 회의를 하고 있는 삼성화재 선수단 모습 = 삼성화재 제공 |
2016-2017 NH농협 V리그가 지난 주말 개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16일 열린 대전 홈 개막전에서 ‘우승후보’ 대한항공에 1-3으로 패했다. 지난해 첫 챔피언결정전에 나서지 못한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지만,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했다. 아직 한 경기만을 치뤘지만, 시즌 전 지적됐던 부분들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모습이었다.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지난 시즌 뛰었던 그로저를 비롯해 레오, 가빈 등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올시즌 외국인 선수 제도의 변화로 차별화된 선수 영입을 할 수 없게 됐다. 삼성화재는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4순위로 네덜란드 출신의 레프트 타이스 덜 호스트레프트를 영입했다.
타이스는 이전 소속팀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가 아니였다. 16일 경기에서도 팀 내 가장 많은 29득점을 올렸지만, 이는 50%가 넘는 팀 내 공격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세트 플레이에 의한 공격은 비교적 수월하게 소화했지만, 정작 터프한 상황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 또한 서브에서도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아직 점프 서브에 익숙하지 않아 이날 경기에서 여러차례 네트에 맞거나 실책을 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외국인 선수인 그로저의 강력한 서브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임도헌 감독은 “타이스가 대표팀에서 주전 공격수가 아니다보니 2단 공격 등을 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국내 선수들의 공격 능력도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라이트 김명진에게 기대를 모았지만, 기복 있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16일 경기에서도 김명진이 막히자 타이스로 공격 루트가 단순해지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3세트에 김명진이 살아나자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세트를 챙길 수 있었다.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돌아오는 시점까지 김명진의 공격력이 살아나줘야 한다.
또한 삼성화재는 센터진이 약한 모습이었다. FA로 주전 센터 이선규가 이적하고, 고희진은 부상으로 은퇴를 했다. 삼성화재는 급히 OK저축은행에서 김규민을 영입했지만, 예상보다 좋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16일 경기에서는 상대의 빠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류윤식이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낸 것을 빼면 센터진이 잡은 블로킹은 별로 없다. 유효 블로킹 수도 적었다. 블로킹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리시브도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뒤늦게 영입한 베테랑 센터 하경민은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당분간 출장이 어렵다. 삼성화재는 배구 센스가 좋은 최귀엽을 센터로 써보고 있지만, 많은 것을 바랄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삼성화재는 당장 자신의 배구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상대 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전력의 극대화로 돌파해 가는 방법 밖에 없다. 박철우가 돌아오기 전까지 김명진을 믿고 꾸준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낮아진 높이도 수비에서 보완해 나가야 한다. 타이스와의 호흡도 중요하다.
아직 리그에 적응해 가는 단계로 유광우 세터와 호흡을 조금만 더 가다듬는다면 좀 더 나운 공격력을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화재는 이제 막 한경기를 뛰었다. 박철우가 돌아오는 2라운드 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수를 만들어내는 게 시즌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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