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들 차례로 JP 예방해
안희정 독대까지..오는 25일 안철수와 만찬 회동
충청 민심과 대선 향방 등 대권 고견 듣기 위한 목적
최근 정치권에서 ‘충청맹주’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는 ‘대선 길목’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이 충청의 정치 리더이자 정치 9단인 JP를 차례로 예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대망론이 정치권 화두로 주목받는 만큼 충청 민심을 사로잡을 비책과 대선 향방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9선 국회의원이자 두 차례 국무총리를 지낸 정치 노객 JP의 ‘정치 한수’가 대선을 앞둔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충청대망론 실현의 야권 유력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청구동 JP 자택을 찾았다. 안 지사는 JP와 한 시간 가량 만남을 가졌고, 이날 회동에는 조승래 더민주 의원이 배석했다.
안 지사는 JP와 독대 시간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 지사와 JP 측은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적인 확대 해석으로 이어지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안 지사의 측근인 박수현 전 의원은 이번 회동에 대해 “충청권 어르신에게 인사를 드린다는 취지로 찾아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안 지사가 본격적인 대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JP로부터 대권과 관련한 ‘훈수’를 받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안 지사가 대권 도전을 사실상 공식화한 상황에서 대선 관련 이야기가 오가지 않았겠냐”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의견과 더불어 충청권 민심 향방을 물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도 오는 25일 서울 모처에서 JP와 만찬 회동을 갖는다.
회동은 지난 8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전 총리의 자택을 찾은 자리에서 김 전 총리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당초 김 전 총리가 ‘냉면 회동’을 제안해 지난달 8일로 약속을 잡았지만 김 전 총리 측이 연기를 요청해 다시 날짜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안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섰고, 충청권 지지 확대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이들의 만남은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벌써 호남이 지지기반인 국민의당 대선주자와 충청맹주인 JP의 만남은 호남-충청 연대의 시발점이라거나 반 총장과의 영입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등 여러 관측이 무성한 상황이다.
충청대망론 중심에 서있는 반 총장도 지난 5월 방한 당시 청구동 자택을 찾아 JP를 예방했다.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단둘이 대화를 나눴고, 대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같은 충청 출신이자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반 총장과 충청맹주 JP의 만남은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당겼다.
반 총장은 뉴욕으로 돌아간 후 김 전 총리에 안부 서신을 직접 보냈고, JP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통해 “내가 비록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는 취지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여야를 떠나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충청의 정치 리더인 김종필 전 총리를 잇달아 찾는 분위기”라며 “예리한 분석과 넓은 시각을 바탕으로 한 정치 노정객의 ‘훈수’를 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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