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총장선거 백서 발간 문제를 놓고 교수회가 전 총장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박길순 충남대 학생처장의 해임을 건의하고 나섰다.
총장선출 9개월여가 지났으나 규정으로 정해진 백서발간을 미루면서 선거 과정 의혹 제기 등 총장선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충남대 전교 교수회는 구성원들에게 메일을 발송해 ‘학생처장 해임 건의안’을 전달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현행 ‘충남대 총장후보자 선정에 관한 규정’에 제10조에 의하면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모든 회의의 내용을 회의록으로 기록해 관리하고 선정이 끝나면 백서를 발간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수회는 수차례에 걸쳐 구두로 백서 발간을 요구했고 전 선거관리위원장은 백서발간을 미뤄왔다.
교수회는 이 문제를 전교 교수 평의회 의안으로 상정했고, 지난 9월 22일 ‘학생처장이 백서 발간을 10월 10일까지 하지 않을 경우 해임을 의결하고 이를 총장에게 촉구한다’고 의결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학생처장으로부터 돌아온 공문은 ‘관리위원회는 총장임명과 동시에 이미 해체돼 현재로서는 백서 발간이 어렵다’는 내용의 답변만 받았다.
교수회 관계자는 “백서 발간은 관리위원회의 업무 중 하나로 백서발간을 마친 후 해체돼야 하는데 현 학생처장은 백서발간을 마치기도 전에 관리위원회를 해체해 당시에도 학교 규정 위반을 자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총장의 백서발간이 갖는 의미는 상징성이 크다.
백서에는 총장후보자 선정과정과 회의록 내용, 절차, 공약 등이 모두 담기기 때문에 이를 통해 총장선출 과정을 모두 알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충남대의 경우 전체 76%의 교수가 간선제를 반대했으나 본부 측에 의해 강행됐고, 그 과정에서 법원에 집행정지 처분을 신청해 총장 선거가 한차례 무산되기도 했다. 우여곡절끝에 총장후보자를 선정했으나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소 논란이 있었다.
교수회 관계자는 “백서 발간을 미루는 것은 총장 선출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음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시급하게 백서를 발간해 총장후보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남대 역사상 교수회의 학생처장 해임 건의안채택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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