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추악한 대북거래에 대해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 유력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김정일 결재를 받아 외교안보 정책을 결정했다는 송민순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한민국 주권 포기이자 국기 문란 행위”라며 “향후 국정조사, 검찰수사 등 진상규명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김정일에게 사전통보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기에 문재인 전 대표가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송민순 전 장관 회고록을 토대로 한 참여정부 ‘대북 거래’의 혐의점 10개에 대한 해명도 요구했다.
주요 내용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던 문 전 대표가 남북간 어떤 경로를 통해 김정일 ‘결재’를 받았는지와 송 전 장관은 왜 방북단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여부 등이다.
이날 회의에 이정현 대표는 송민순 회고록 관련 당내 TF팀장인 박맹우 의원에게 “대한민국 외교사에 중대한 일이 발생했다”며 “냉철한 조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외교의 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공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도 즉각 반박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은 북한 덕분에 존속하는 정당”이라며 “정권교체가 꼭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천방문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종북타령과 색깔론을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고 있으니 우리 경제와 민생이 이렇게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 이정현 새누리 대표가 “북한과 내통했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단한 모욕”이라며 짧은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직접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전 대표는 “이번에도 새누리당은 극심한 경제 위기와 민생 파탄, 그리고 우병우와 최순실의 국정 농단과 비리, 백남기 선생의 부검 문제 등을 덮기 위해서 남북관계를 정쟁 속으로 또다시 끌어들이고 있다”며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행태이고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추 대표는 “북핵 미사일 위기, 대우조선, 한진해운 위기, 안보위기, 민생위기는 뒷전이고 캐도 캐도 끝이 없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들로 대통령의 도덕과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며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은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상대로 흠집 내기와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어 “북한과 내통이라는, 정말 입에 담기 어려운 그런 무참한 발언으로 정치금도를 넘어 명예훼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종북의 ‘종’ 자라도 붙일 여지 생기면 앞뒤 가리지 않고 마녀사냥을 해대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서울=강제일ㆍ황명수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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