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들 문 전 대표 대북·안보관 비판하며 공세
북한 이슈, 안보 급부상..후보 검증으로 이어질 듯
‘송민순 회고록’으로 촉발된 논란이 가열되면서 대권 잠룡들의 대북·안보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논란 중심에 선 가운데 진실 검증과 더불어 대선 주자들 간 대북·안보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 외교·안보정책에 관여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은 최근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비핵화와 통일외교의 현장’을 발간했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은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논란의 핵심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 전 대표가 남북채널을 통해 북한의 의견을 물어보자는 김만복 국정원장의 견해를 수용했다”는 내용이다.
당장 여권 대선 주자들은 문 전 대표의 대북·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충청 잠룡 중 한명인 정우택 의원은 “이것이 진실로 밝혀지면 (문 전 대표는) 정말 큰일 날 일을 저지르고 큰일 날 사람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제1야당 대선후보가 되려는 분의 대북관과 안보관,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생각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많은 좌익사범들을 알고 감옥에서 같이 생활해봤지만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비서실장, 김만복 국정원장보다 더 많은 종북이적행위를 한 반역자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권 주자들은 문 전 대표를 적극 옹호하는 ‘참여형’과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관망형’으로 나뉜 모습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며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된다. 판문점 총질을 사주한 총풍사건을 알고 있는 국민“이라면서 여권을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권력비리로 정권이 불안해지거나 선거 때마다 등장하던 북한팔이, 종북몰이가 또 시작됐다”며 “당리당락을 위해 국리민복을 해치는 북한팔이, 종북몰이를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입장을 견지해와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점쳐진다.
충청 야권의 대표 잠룡인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언급을 피하면서 추이를 살피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는 25일 ‘수원포럼’ 강사로 나서는 만큼 자신만의 대북·안보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충청대망론 중심에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10년의 유엔 사무총장 경험을 바탕으로 대북정책과 안보관 정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분야에서 다른 대선 주자들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대권 행보에 나선다면 북한과 외교 분야를 첫 번째 카드로 꺼낼 필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송민순 회고록 내용에 대한 진실공방이 벌어지면서 대선 때마다 화두였던 대북 안보관 검증과 경쟁이 이른 시점에 시작된 것 같다”며 “대중들이 대선 후보들의 대북정책과 안보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주자들 간 때리기와 검증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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