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예은 대전한국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 우리 몸의 말초조직의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체내의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면, 호르몬조절기관인 뇌의 시상하부에서는 뇌하수체에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라 내리고 이에 따라 갑상선에서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량도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에 의한 호르몬 피드백 작용으로, 우리 몸의 갑상선호르몬 농도는 항상 일정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만약 이 세 가지 기관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추위를 잘 타며, 땀이 잘 나지 않고,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푸석해진다. 또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되며, 매사에 의욕이 없고 집중을 하지 못한다. 때로는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으며, 식욕이 없음에도 손, 발이 붓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심장기능부전, 혈압저하, 혼수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산모의 경우에는 태아의 발육 지연 및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진단은 임상적인 증상과 함께 혈액검사를 시행하여 혈액 내 유리 갑상선 호르몬 (free T4) 농도와 갑상선자극호르몬 (TSH) 농도로 진단할 수 있다. 혈액 내 갑상선 호르몬이 감소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초기에는 피드백에 의하여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증가해 갑상선을 자극하여, 갑상선 호르몬 농도는 정상이지만 갑상선 자극호르몬만 증가하게 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갑상선 호르몬 농도까지 떨어지게 되는 명백한 갑상선기능저하증상태로 진행하게 된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중 많은 경우 혈액 내 갑상선 자가항체가 발견되는데, 갑상선 자가 항체란, 자가면역반응에 의하여 우리 몸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원인을 감별하고 치료에 따른 경과와 예후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약제로 복용해 갑상선기능을 정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합성된 갑상선 호르몬제는 체내의 갑상선 호르몬과 매우 유사하여, 부작용이 대부분 없으나, 음식물과 같이 섭취하는 경우, 체내로의 흡수가 잘되지 않기 ?문에 복용법에 주의를 요한다. 갑상선 호르몬제는 대개 하루 1회, 물과 함께 공복, 즉 아침식사 30분에서 60분전에 복용하거나, 저녁식사 후 간식을 하지 않고 4시간이 지난 후, 즉 취침 전 공복상태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후에 투약하거나, 칼슘제나 철분제, 비타민제제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에는 장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호르몬제의 복용기간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병)의 경우에는 체내의 갑상선 자가 항체가 갑상선을 공격하여 조직이 파괴되어 갑상선이 호르몬을 제대로 생성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대부분 평생 갑상선호르몬을 투약해야 한다. 아급성 갑상선염, 무통성 갑상선염, 산후 갑상선염, 약제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갑상선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투약 중단을 시도해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가 임신한 경우, 갑상선 호르몬의 요구량이 30~50% 정도 증가되므로 임신이 확인된 경우 바로 병원에 내원해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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