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ㆍ대학 수두룩…제천ㆍ충주시도 미이행
“철저한 감독과 인센티브 확대방안 필요”
정부의 저출산위기 극복 정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들의 ‘나몰라라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경우 세종을 제외한 대전과 충남ㆍ충북의 의무이행률은 40~60%대로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으며, 지역대학과 기업은 물론, 지자체까지 의무이행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전의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 의무이행률은 47곳 중 28곳이 설치돼 60%를 기록했다.
충남은 직장어린이집 의무사업장 53곳 중 23곳이 설치돼 43%, 충북은 30곳 중 16곳이 설치돼 53%의 의무이행률을 보였다. 다만, 세종은 18곳 중 15곳이 설치돼 의무이행률이 83%로 높은 편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제주가 88%로 가장 높았고, 전체 평균 의무이행률은 53%였다.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를 다하지 않은 대상은 기업과 대학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모범을 보여야 할 지자체도 포함돼 있었다.
지역에선 공주대, 목원대, 백석대, 선문대 등 대학들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고, 제천시청과 충주시청 등이 설치 부지 확보 어려움을 이유로 설치의무를 미이행했다.
의무이율이 낮은데도 처분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올해 대전에선 미이행 사업장 21곳 중 6곳(29%)에 이행명령을 받았고, 충남은 33곳 중 2곳(6%), 충북은 17곳 중 2곳(12%)에 이행명령을 받는 등 처분율이 낮았다. 세종은 5곳 중 2곳(40%)이 이행명령을 받아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상시 근로자 500명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직장어린이집 설치의무화 정책은 낮은 출산율과 관계가 크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24로, OECD 국가 최저 수준과 초저출산 기준인 합계출산율 1.3 미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5년간 108조 4000억원을 투입, 오는 2020년 합계출산율을 1.5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보건복지위 김승희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위기인 상황에서 아이들을 맘 놓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장어린이집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복지부와 지자체도 철저한 관리감독과 함께 참여 사업장들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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