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열린 현대차 파업 등 경제 현안에 대한 중소기업계 간담회에서 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왼쪽)이 중소기업계의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연합사진 |
파업 전후 생산설비가동률 91.6→68.3%
파업장기화대책, 근로시간 단축 등 생산축소
현대자동차 협력 중소기업의 생산설비 가동률이 현대차노조 파업으로 20%포인트 이상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현대차 협력 중소기업 120곳을 대상으로 6일부터 12일까지 ‘현대차노조 파업이 협력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
7월 이후 현대차노조의 장기간 파업에 따른 체감피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81.7%는 피해가 크다(매우 크다 37.5%)고 답했다.
파업 후 협력기업들의 생산설비 가동률은 파업 전 가동률 91.6%보다 무려 23.3%포인트 준 68.3%로 조사됐다.
또 현대차노조 파업으로 인한 납품차질 경험횟수는 올해 5.8회로 2014년 평균 2.2회, 지난해 평균 2.6회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파업 장기화 대책으로 협력 중소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 등 생산축소(65%)를 꼽았고 별다른 조처 계획 없이 기다릴 것이란 기업이 40.8%에 달했다.
신규거래처 발굴은 15%에 그친 반면 근로자 해고 등 조직간소화(8.3%), 공장·사업장 통폐합 및 처분(0.8%)이 대책이란 답변도 나왔다.
협력기업들의 현대차 납품비중과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파업 장기화 피해가 협력기업에 고스란히 이전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역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파업이 끝나면 현대차 직원 급여는 올라가겠지만 중소기업들은 직원 인건비 지급이 당장 걱정”이라며 “협력사에도 물품대금 지급이 어려워 연쇄적인 자금난이 예상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현대차는 파업이 마무리되고 정상가동에 들어가면 부리나케 납품하라며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설비가동률을 평시보다 10∼20% 줄이긴 했지만 현대차 라인 재가동에 대비해 재고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김경만 경제정책본부장은 “평균연봉 1억원에 가까운 현대차노조가 자신의 일자리와 임금인상에만 관심을 두는 건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외면한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며 “매년 반복되는 파업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현대차 노조와 사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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