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 DB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로 인해 금지된 공직자들간 경조사비 수수가 앞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1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논란이 된 공직자들끼리의 경조사비 수수와 관련, 경조사비를 주고받는 것은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가능하다. 권익위는 또 공직자간 경조사비 수수를 금지한 매뉴얼에 대해서는 수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직 구성원 간에는 상호 부조의 성격이 강하고, 전통적 미풍양속인 만큼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10만원 이하의 경조사비 수수는 허용돼야 한다는게 권익위의 입장이다.
권익위는 “경조사는 인위적으로 시기를 조절하기 어렵고, 공무원 행동강령에도 이미 부서 직원 간 경조사비 수수가 허용돼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면서 “직종별 매뉴얼 체크리스트 7번 조항은 제정 후 시뮬레이션을 거치지 못한 오류가 있었다. 가이드라인이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 제8조 2항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관계라면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10만원 이하의 경조사비라도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명시됐다. 또 별도로 배포된 청탁방지법 관련 ‘공직 대상 직종별 매뉴얼’에는 경조사비를 줄 수 없는 8가지 사례가 있다. 이 중 7번째 사례가 ‘인사·예산·감사 또는 평가 등을 직접 받는 소속기관 공직자 등이 제공하는 경조사비’로 기술돼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공공기관은 ‘부서 직원에 대한 평가 권한을 가진 부서장의 경조사에 부조금을 낼 수 없다’고 해석해 왔다.
실제로 일부 공무원들은 7번째 조항을 근거로 부조금을 내면 안 된다는 방침을 정하기도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경조사비 부분은 공직 내부가 아닌 외부인으로부터 수수 문제가 포인트였다. 이는 전통적인 미풍양속까지 해치는 것으로, 청탁금지법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공직자간 경조사비 허용이 ‘의미 있는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공직자간 경조사비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 매뉴얼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범사회적 혼선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은 조속히 정리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민 의원은 카네이션·캔커피와 같이 사회통념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해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예외로 해야 한다고 국정감사 등을 통해 꾸준히 주장해왔다.
민 의원은 “친구나 친지 및 친척간 등 사회상규에 관한 것은 구분해서 적용해야 한다”면서 “권익위가 큰 원칙을 바로 세워놓고 청탁금지법을 집행하는데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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