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피한 의원실은 안도 추미애 대표 기소
수사공정성 여야 대치 정국 경색 우려
20대 총선의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13일 자정을 기해 만료되면서 우리나라 정치 1번지 여의도에 후폭풍이 거세다.
현직 의원 수십명이 재판에 넘겨져 의원직 상실 여부를 가리게 될 처지로 초상집 분위기가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기소된 야권은 검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하고 나섰다.
향후 검찰의 수사 공정성을 둘러싸고 여야 충돌로 정국 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까지 20대 국회의원 32명을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2명, 더불어민주당 14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2명 등이다.
경찰이 당선자 7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알려진데다 배우자나 선거 회계책임자, 후원회장 등이 검찰 수사 중인 만큼 현직 의원 40여명이 법정이 설 전망이다.
충청권에선 새누리당 박찬우(천안갑), 권석창(제천단양), 더불어민주당 강훈식(아산을) 의원 등 3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박 의원은 지난해 10월 초 홍성군 용봉산에서 당원 단합대회를 열어 행사에 참석한 선거구민 750명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다.
권 의원은 새누리당 당내 경선에 유리하도록 지인들에게 입당원서 100여장을 받아달라고 부탁한 혐의를, 강 의원은 선거공보나 토론회 등에서 개인경력과 업적을 다르게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된 의원들은 본인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거나 배우자나 선거사무장 등이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이 무효 처리된다.
이날 여의도 정치권은 “족쇄에서 풀려났다”는 안도와 “살얼음판을 걷게 됐다”는 우려가 교차했다.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로 기소되지 않은 정치인들은 검찰 수사 등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반면 재판에 넘겨진 의원들은 정치적 명운을 법에 맡겨야할 운명에 처했기 때문이다.
충청권 한 야권 의원실 관계자는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여의도 정가 반응은 극과 극”이라며 “기소를 피한 의원실은 쾌재를 부르고 있지만 기소된 의원실은 초상집 같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회도 들썩였다. 여야가 선거법 위반 기소의 형평성과 검찰 수사 공정성을 놓고 충돌한 것이다. 야당은 ‘정치 보복’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여당은 “야권이 법질서를 탄압한다”며 이를 반박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의 대표와 정책위의장, 대변인 그리고 4선급 중진 의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사례가 없다”며 “최경환, 윤상현 등 친박 인사들은 무혐의 처리해준 그날 제1야당 대표부터 중진 의원들을 무더기로 기소하는 명백한 편파성이 어제 오늘 사이에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야권에서 야당탄압이니 보복성 기소라며 반발하는 모습은 법위에 군림하려는 초법적인 자세”라며 “야당대표는 성역도, 치외법권 대상도 아니고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만큼 이야말로 법질서 탄압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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