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기업 담보대출 금리 보다 더 낮아
NH농협은행이 삼성 등 대기업에 수조원을 무담보로 고액 대출해줬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이 NH농협은행의‘1000억원 이상 대출 현황’을 분석한 결과, 27곳이 4조2455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0억원 이상 대출 현황을 보면 ▲삼성그룹 3건 5500억원 ▲현대그룹 3건 4000억원 ▲LG그룹 2건 3400억원 ▲롯데그룹 2건 2000억원 ▲농협지주 5건 7500억원 ▲SK그룹 1건 1500억원 ▲한진그룹 2건 2600억원 ▲대우건설 1건 1000억원 ▲금융권 3건 7800억원 ▲건설업 4건 5760억원 ▲기타 기업 1건 1395억원으로 확인됐다.
대출 받은 기업들 중 담보로 대출받은 기업은 4건에 불과했다. ▲대한항공 2건 2600억원 ▲제이제이건설 1건 1000억원 ▲북아현 1-3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 1건에 1700억원으로 모두 5300억원의 대출이 진행됐고 나머지 23건은 신용만으로 대출이 집행됐다.
무담보로 대출받은 기업 중 담보대출 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은 기업도 있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담보를 제공하고 2.7%의 금리로 1600억원을 받았다. 반면 한국증권금융(주) 등 10개 기업은 대한항공 금리보다 더 낮은 이자로 2조 1900억원을 무담보 대출받았다.
무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부실된 기업도 있었다. 에스디어드바이저는 2008년 3.64%의 금리로 2000억원을 무담보로 대출 받았으나 현재 부실기업이 돼 1586억원의 원금 손실을 냈다.
박 의원은 “수조원을 담보 없이 대출해주거나 담보대출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준 농협의 대출심사 방식이 납득이 안 간다”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수조원의 부실 경험이 있는 농협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고 밝혔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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