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청탁금지법' 전국체육대회 목을 조였다

  • 스포츠
  • 생활체육

[스포츠 돋보기]'청탁금지법' 전국체육대회 목을 조였다

  • 승인 2016-10-13 11:53
  • 신문게재 2016-10-14 10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정문현의 스포츠 돋보기]

▲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올해 개최된 아산 전국체전이 김영란법 때문에 당초의 기대와 달리 지역 상인들에게 특수가 없었다. 예상대로 고가의 고깃집들은 텅텅 비었고, 저가 식당들만 성황을 이뤘으며, 그나마도 예약 취소로 손해가 많았다고 한다.

법 시행 이후 개최되는 첫 대규모 행사에 '란파라치'가 몰려 올 거라는 괴소문도 나돌아 참가자들이 극도로 몸을 사리면서다.

충남도 체전 조직위원회는 최선을 다해 체전을 준비했었다. 충남발전연구원은 생산유발효과로 2606억원, 고용창출효과는 1996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영란법으로 예상이 크게 빚나갔다.

충남도는 “더 이상 체전에 따른 경제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동안 전국체전 개최지에서는 타 시·도의 선수와 임원 그리고 언론 관련자에게 차량을 제공한 반면 이번에는 국가권익위원회로부터 선수단 차량 지원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충남도는 예약한 택시와 렌터카 200여대를 모두 취소했다.

각 지역 체육회도 소속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숙소를 잡아주거나 단체장의 만찬, 격려금 지급이 있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관행도 모두 사라졌다. 격려금은 출전 선수단의 빡빡한 대회출전비에 더해져 좀 더 나은 식사와 간식을 마련했었다. 체전 기간동안 종목별 시·도 가맹경기단체 임원들이 모여 우의를 다지던 만찬도 자취를 감췄다.

전과 같았다면 체전 지역의 맛 집이나 대형 식당은 예약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이번 체전 7일 동안 어느 누구도 식사하자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커피도, 술도, 밥도 안 먹었다.

우리나라는 차 한 잔, 술 한 잔, 고기 한 점 먹어가며 이야기 하는 정 있는 나라인데 아주 안좋아졌다. 청렴사회로 가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는 하나 피해가 너무 크다.

특히, 이번 전국체전에선 언론에 체전 기사가 저조했다. 기자들이 대거 전국체전에 참여하지 않아 체전 기사가 언론에 제대로 보도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불똥이 대한체육회와 17개 시·도가 1년 동안 공들인 우리나라 최고의 스포츠제전을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게 하고 있다. 한 종목이 운영되려면 협회를 중심으로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실업 팀이 유기적인 정보 교류를 통해 진학과 선수 구성에 협력해야 한다.

이제 어떤 해법이 제시되어야 할지 난감하다.

게다가 앞으로 시·도에서 체전 개최를 꺼려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전국체전이 지방 순회 개최되면서 체전을 유치하기 위해 각 시·도들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데,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체전의 결과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큰 수고만 하게 되서다. 전국 시·도들이 전국체전과 같은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은 전 세계가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유치하려는 목적과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홍보하고 로비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당연한 기본 활동인데 이것을 커피 한잔도 못 마시며, 하나하나 국민권익위에 물어보고, 답을 못 내서 쩔쩔매고 눈치보며 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경기장을 준비하고 도로와 거리를 정비하고, 꼼꼼한 계획으로 오랫동안 체전을 준비한 충남도 15개 시·군민 전체가 김영란 법의 최대 피해자로 보인다.

모두가 침체된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이번 체전의 결과가 과연 부정청탁을 방지하겠다는 김영란 법의 목적을 잘 달성해서 잘됐다고, 좋았다고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대전체육포럼 사무총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