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볼레로' |
“단풍에 젖은 계룡산에서의 춤사위는 어떨까?”
매년 10월 셋째주, 절정을 이룬 계룡산 단풍 그늘 아래서 정·중·동의 격조 높은 춤판이 펼쳐진다.
그리고 찰나의 춤사위를 표현한 그림과 분청사기가 조연으로 출연해 공연의 너름새와 발림을 한결 풍성하게 한다.
한국춤무리 엄정자 대표가 20여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이번 행사는 22일과 23일 계룡산 동학사 입구 일주문 뒤자연관찰로 일대에서 전통춤의 멋과 맛을 한껏 뽐낼 다양한 예술무대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는 '다지다-펼치다'.
특별한 무대장식이 없는 이 공연은 계룡산의 아름다운 절경 그 자체를 배경삼아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연 속의 춤' 공연이다.
이번 공연은 춤꾼은 물론 화가, 도예가, 기타리스트, 현악 4중주, 전통 굿과 말레이시아 전통춤, 중국 소수민족의 춤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진행돼 가을 단풍과 함께 오감을 자극하는 색다른 공연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날 공연은 오후 2시 반포 풍물단과 주민들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엄정자 한국 춤무리가 '나비와 사랑'이란 주제의 춤으로 문을 연다.
이어 말레이시아 공연단이 루티드 인 실랏(Rooted in Silat)이라는 전통춤을 선보인 후 중국 소수민족중 장족(藏族)의 전통 무용과 '샘플리스(Semplice) 현악 4중주단'이 '피아졸라'의 '리베르 탱고'와 '사계' 중 '봄'을 연주한다.
또 대전대 임현선 교수가 '진혼무'을, 그리고 김동연 등이 '동해별신굿 中 춤'을 연주한다.
둘쨋 날 공연도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첫 무대는 '박병천류' 진도북춤으로 시작되며 이어 충남대 최성옥 교수 외에 4명의 무용수가 나와 칼 오르프의 합창곡 '카르미나 부라나'를 모티브로 불확실성의 시대, 황폐해져가는 오늘날 우리들의 삶과 사랑의 여러 단면들을 채색하듯 재구성한 무용을 선보인다.
또 문진수의 채상설장구와 기타리스트 정승영·조영갑이 '슈베르트'의 '밤과 꿈', '카룰리'의 '늑대 족장(Duo in G)' 등을 연주한다.
부대행사로는 1997년부터 시작된 '가을, 계룡산에서의 춤' 기록사진전을 비롯해 신현국·이광복·가국현·정철·김두영·이재걸·류법규 등 충남의 원로·중견화가들의 춤을 소재로 한 드로링 전, 도예가 윤정훈·임성호·정순자가 제작한 기물의 표면에 화가들이 춤 동작을 그려 넣은 도예 작품도 선보여 관람객들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인근 사찰과 연계 프로그램 운영의 일환으로 13~23일 마곡사에서 춤 드로잉 전이 개최된다.
신현국 계룡산에서의 춤 추진위원장은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에 김을 매는 농부의 마음으로 스물한 번째 계룡산에서의 춤 공연을 준비했다”며 “이제 가을을 맞아 그 곡식을 거둬 나누기 위해 작은 축제를 마련한 만큼 누구나 참석해 함께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 문의는 계룡산 관리공단 사무소나 계룡산춤실행위원회로 하면 된다.
▲ 엄정자의 '무아' |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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