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차도 분간 안돼…인도 위 입간판 즐비
11일 오후 대전 유성구 궁동 보행자중심거리. 거리 양옆으로 넓은 인도가 조성됐지만,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주정차와 주차방해물, 입간판, 쓰레기 등으로 거리는 어수선했다. 점심 시간이 막 지나 통행량이 많진 않았지만 대부분 일방통행으로 된 도로에 자동차가 한 대 나타나면 보행자나 운전자나 갈 길을 멈춰 세우기 바빴다. 인도로 조성된 곳에 오토바이와 입간판 등이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면서 보행자를 도로로 내민 탓이다.
대학생 김나윤(25ㆍ여)씨는 “사람과 자동차 둘 다 배려하지 않은 도로라고 본다”며 “불법주정차를 방지하기 위해 조성한 의자, 조형물 같은 게 공간을 차지해서 사람이 다니기도 불편하고 차가 다니기도 불편한 도로가 된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예산 40억원이 투입된 보행자 중심 거리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 채 보행자의 불편함을 사고 있다.
11일 대전 유성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보행 환경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도와 차도가 다른 높이로 분리된 기존 형태에서 인도의 턱을 낮추고 폭을 넓히면서 보행자의 공간을 확보했다. 자동차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설정해 정체를 막았다.
애초 이 같은 사업의 목적은 보행자의 안전을 지키고 통행을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공사가 진행되면서 인도 위가 불법주정차로 점령되는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구는 이를 막기 위해 돌로 된 의자 등을 설치했지만 이 역시 통행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상가에서 무차별적으로 내놓은 쓰레기 옆에 자리한 벤치에 앉아 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트럭에 밀려 구조물의 위치가 바뀌기도 했다.
언젠가부터는 상가마다 내놓은 입간판이 통행을 방해하는 또 하나의 장애물이 됐다. 현행법상 전기를 이용하는 에어라이트를 비롯해 1.2m가 넘는 입간판은 모두 불법광고물이지만 이를 단속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유성구 건설과 관계자는 “애초 계획대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보행자나 상인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보완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며 “올해 말 공사가 완전히 끝나면 불법주정차와 광고물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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