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 “신고 시 적용되도록 노력”
출연연과 청사 산하기관 내정자 발탁 어려울 듯
이른바, ‘낙하산’ 인사도 청탁금지법에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발단은 지난 10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성영훈 국민권익위원장의 발언이다. 성 위원장은 “부정청탁도 김영란법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며 “권력상층부에서 이뤄지는 낙하산 인사는 실체를 밝히기 어렵지만, 처벌대상이 돼야 청탁금지법 실효성에 무게가 더해질 것”이라고 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곳곳에서 말썽을 빚은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강도 높은 제제를 암시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관행적 인사시스템’에 파장이 예고된다.
출연연과 정부대전청사 산하기관,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 등 대다수가 내정자를 정해 놓은 이른바 ‘내정 공모’가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었다.
출연연 원장 또는 감사 자리는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공모 때마다 정치적 개입 의혹이 일었다. 실제 과학기술계 출연연 기관장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직접 후보를 공모하고 선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낙하산 논란은 계속돼왔다.
정부 인사, 정권 보은 인사 등이 부정청탁법에 저촉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 만큼 출연연에서도 독립적인 기관장 인사 가능성이 공개석상에 언급됐다는 점에서 기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지금까지 출연연 기관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인사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며 “부정청탁법 시행으로 권력 상층부에서 이뤄지는 부분일지라도 처벌대상이 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다.
8개청 대부분의 산하기관은 청장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대게 2~3년 임기로 청의 업무를 잘 알고 있는 베테랑 공무원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산림조합중앙회, 산지보전협회 등 산림청 퇴직공무원들이 재취업한 곳이 국감에서 ‘산피아’로 언급될 정도다.
대전시 역시 도시공사와 마케팅공사, 도시철도공사, 시설관리공단 등 산하 공사와 공단 수장도 공모를 통하지만, 대체로 ‘선거 공신’들이 차지해왔다. 충남도와 세종시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정부청사 관계자는 “인사에 청탁금지법이 필요하다는 데 적극 찬성한다”며 “정치파워와 기관장의 입김으로 이뤄진 낙하산 인사가 대다수인 만큼 깨끗한 인사시스템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미ㆍ최소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