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정 범충청권협의체 구성 등 필요
정부 및 정치권 설득, 방법론 제시 등 역할해야
대권 잠룡들이 앞다퉈 화두를 던진 ‘수도이전론’을 행정수도로 완성하기 위해 충청권이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이 문제가 연말 개헌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때 자칫 정쟁 대상에 휘말릴 것으로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종시 행정수도 건설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에 앞서 충청권 미래 성장동력의 ‘보증수표’라는 점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수도이전론은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여야 잠룡들의 ‘아젠다’로 올려놓고 주도하는 형국이다.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수도 기능을 분산해야 한다”며 국토균형발전을 강조했다.
현재 ‘수도 서울’ 수장인 박 시장은 국감장에서 ‘수도이전론’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기 불편한 위치다.
때문에 이날 언급한 수도 기능 분산은 청와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건설 주장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전날 여권 잠룡 남경필 경기지사는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경제는 수도권, 행정은 행정도시(세종시)로 만들어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개헌으로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새누리당 김부겸 의원 등 잠룡뿐만 아니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역시 수도이전을 통한 행정수도 건설에 힘을 싣고 있다.
수도이전과 관련해 여야 잠룡들의 문제제기와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제 공은 충청권으로 넘어왔다는 시각이다.
당면한 과제는 이같은 정치권 움직임을 뒷받침할 추동력을 충청권에서 얼마나 확보하느냐로 모아진다.
수도이전 문제가 연말 개헌정국에 핫이슈로 부상하면 2004년 위헌파동처럼 여야 또는 지역별 정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충청권 정치권은 물론 민(民)과 관(官), 출향인사까지 망라하는 범 충청권협의체 구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간 컨트롤타워인 충청권 시도지사협의회, 정치권까지 참여하는 충청권연석회의 등이 구심점이 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행정수도 건설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 및 타 지역 정치권 설득과 추진 방법론 비교를 통한 효율적인 방안제시 등이 앞으로 이 협의체가 맡아야 할 역할이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모 관계자는 “개헌이 추진되고 있고 수도이전론이 정치권의 화두가 되는 시점에서 행정수도를 관철할 좋은 기회다”며 “충청권이 똘똘뭉쳐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