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어 10월도 환불절차에 매달려… 민원응대 등 부담감
소비자들 “삼성 못 믿겠다… 뒤통수 맞은 느낌” 분통
“9월의 악몽이 10월에도 재연될 것 같습니다.”
대전 둔산동 일대에서 핸드폰 판매점을 운영하는 정모씨의 말이다.
정씨는 지난달 내내 배터리 폭발 사고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갤노트7)에 대한 교환·환불 절차를 밟느라 애를 먹었다.
한달 후 새옷을 입은 갤노트7이 재출격됐다. 고객들의 반응도 꽤 괜찮았고 이대로라면 그동안의 손실액도 메우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배터리를 장착한 신규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보고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삼성전자가 11일 갤노트7의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은 공황에 빠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 따르면 국내에 판매된 갤노트7 45만6000대 중 38만9000대(85.3%)를 수거했다. 이 가운데 35만2000대가 교환됐고 개통 취소 2만1000대, 재고 회수된 수량 1만6000대다. 지난 1일 판매 재개 후 팔린 제품은 10만여 대로 추정된다.
교환되지 않은 7만대까지 더하면 현재 50만대 이상이 국내 소비자의 손에 있는 셈이다. 상황에 따라 리콜 대상 전체를 다시 다른 제품으로 교환·환불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는 이통사와 교환 및 개통취소 절차 등을 조율 중으로, 이른 시간 내 후속 방안을 공지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갤노트7을 구매한 50만 사용자에 대한 조치가 재빠르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타 제품 교환 진행도 유통점 규모에 따라 물량이 부족해 수일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날 대리점을 찾은 직장인 박모(37·유성구)씨는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며 “이제 삼성 핸드폰을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역 SK텔레콤 대리점 관계자는 “갤노트7 판매와 교환이 전면 중단됐다”며 “그동안 갤노트7 민원 응대로 소요된 인건비 부담도 상당했는데, 또다시 환불 절차를 밟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갤노트7이 불에 붙거나 연기가 나왔다는 등 지금까지 국내외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발화 사례는 미국 5건, 한국 1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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