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정된 교육행정협의회 무산…현행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무상급식예산 분담비율을 놓고 입장을 달리하면서 급식단가 인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6월 봉산초 부실급식 사태 이후 양 기관이 급식단가 인상에는 공감했지만, 예산 분담비율을 놓고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10일로 예정됐던 교육행정협의회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10일 대전시와 교육청에 따르면 시와 교육청은 이날 교육행정협의회를 열고, 현재 2350원인 급식단가를 2850원으로 500원 인상하는 안 등 25개 안건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육행정협의회가 무산되면서 내년에도 현 수준의 급식단가를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 설동호 교육감이 약속한 중학교까지 무상급식 확대는 논의 조차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초등 무상급식 예산분담 비율은 시 50%, 교육청 30%, 자치구 20%다.
이와 관련, 시는 교육청 부담비율을 10% 올리자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청은 올해도 부담비율을 20%에서 30%로 인상한 상황에서 내년에 또 다시 10%를 올리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올해 무상급식 총 예산은 약 400억원으로 시가 200억, 교육청이 120억, 자치구가 80억원을 부담했다.
급식단가가 500원 인상될 경우 총 예산은 48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 분담비율을 유지할 경우 시는 242억원, 교육청은 145억원, 자치구는 97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만약 교육청이 급식단가가 500원 인상된 상황에서 내년에도 분담비율을 10% 올린다면 올해 보다 74억원이 늘어난 194억원을 부담해야 된다. 지난해 분담비율이 20%일 당시 80억원에서 2년새 114억원의 예산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다 중학교까지 무상급식이 확대되면 추가로 268억원을 분담해야 해 무상급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의존재원이 90%가 넘고 가용예산이 10~11% 밖에 안되는 교육청으로서는 수십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지난 9일 권선택 시장과 설동호 교육감이 만난 자리에서 5%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문제가 완만히 해결돼 교육행정협의회가 다시 열리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국 평균 무상급식 분담 비율은 50대50 정도다. 한번에 올리면 부담되기 때문에 올해부터 2018년까지 10%씩 올리자는 것이 시의 입장”이라며 “자치구의 경우 앞서 급식단가 100원을 올렸을 때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시와 자치구도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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