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와 철강, 섬유ㆍ의류, 자동차 조선은 ‘겨울비’
주택 과잉공급 조짐으로 건설 업종은 ‘구름’... 대한상의 조사
중국발 공급과잉과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겹치면서 4분기 한국 산업기상도는 ‘흐림’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여개 업종별 협회ㆍ단체와 공동으로 4분기 산업기상도를 조사한 결과다.
우선 IT와 가전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구름 조금’이다. 4분기 낸드 반도체 판매량은 50.9%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 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좋다.
정유ㆍ유화도 저유가 지속 덕에 ‘구름 조금’으로 전망했다. 인도 자동차 시장 확대로 4분기 수출 물량이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높아져 대중(對中) 수출 물량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철강 업종은 미·중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 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와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구름’으로 예보됐다.
섬유ㆍ의류 업종과 기계업종도 ‘구름’으로 전망됐다.
내수를 주도했던 아웃도어 시장은 포화 국면에 접어들었고, 조선업 구조조정과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전망이 좋지 않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 시장도 수요 부족으로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건설 업종도 지방 미분양주택이 늘고 해외건설이 감소하면서 ‘구름’이다.
파업과 공장 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에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이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생산량은 10.5% 감소가 예상된다.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이 끝나면서 4분기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21.4% 줄어들 전망이다.
조선 업종도 마찬가지다. 8월까지 누적 수주량은 87% 줄었고 수주잔량도 2003년 10월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의 융합 등을 통해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wjdeh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