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알링턴국립묘지 전경. 계급적 차이를 두지 않은 묘역 모습. |
남북전쟁에서 발생한 전사자를 안장하기 위해 1864년 조성되기 시작한 알링턴국립묘지는 남북전쟁의 갈등을 치유하고 지금은 연방국가의 공동체를 상징하는 장소가 됐다.
워싱턴 DC.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알링턴국립묘지를 방문했을 때 수많은 관광객이 국립묘지를 방문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워싱턴 DC에서 포토맥강을 건너 도착하는 알링턴국립묘지는 미국인들에게는 이미 현충 관광시설이자 한번쯤 방문해야하는 시설이 되어 있었다.
방문객들은 짧은 청바지나 반팔 등의 가벼운 옷차림으로 국립묘지를 방문해 직접 걷거나 투어버스에 탑승해 59개 섹션에 달하는 묘역을 둘러봤다.
미디어 담당자의 설명처럼 알링턴국립묘지 방문자센터를 빠져나온 방문객들은 대게는 2~3곳을 방문해 묵념하거나 함께 온 이들과 사진을 촬영하며 의미를 나눴다.
첫번 째 장소가 케네디 대통령이 안장된 꺼지지 않는 불꽃 앞이었고, 다음으로 무명용사 묘역과 올드가드 교체식 그리고 워싱턴하우스였다.
방문자센터 앞에서 20분마다 출발하는 투어버스는 기차처럼 여러 승객용 좌석을 연결한 형태로 알링턴국립묘지 곳곳을 누비며, 지정된 승하차 장소에서 손쉽게 타고 내릴 수 있었다.
투어버스에서는 전역 군인이나 자원봉사자가 마이크를 통해 국립묘지의 역사와 대중적 관심이 높은 주요 묘역을 설명했다.
▲ 존 F 케네디 대통령 부부의 묘역을 관람객들이 추모하고 있다. |
원칙적으로 사병과 장교, 장군 등이 전사 후 알링턴국립묘지에 안장될 때는 동일한 면적이며 묘비 역시 동일한 크기에 것이 사용되며 장군을 위한 특별한 장소도 없었다.
일반 사병이 안장된 묘역에 장군의 계급장이 표시된 동일한 크기의 묘비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역사적 연대기 순으로 장소를 구분했을 뿐 신분적 차이를 두고 안장지를 선택할 수 없다.
▲ 알링턴국립묘지 내에서 관람객들에게 시설을 안내하는 투어버스. |
현재는 개인이 만든 묘비는 국립묘지에 세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스티븐 제이슨 미디어담당은 “장군과 사병 등 신분과 계급에 따른 차이를 두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같은 시대나 전쟁에 복무한 동료들이 같은 곳에 안장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장군과 사병이 함께 안장된다”며 “과거 유가족들이 직접 제작한 묘비가 세워질 수 있었는데 그때도 장군이나 사병의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알링턴국립묘지에서는 지금도 하루 30여건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다.
국립묘지 안장자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장례가 제공되는데 표준방식과 최고의 영예대우가 그것이다.
현역 군인 안장대가 이끄는 마차에 유해를 운송하면 묘역 앞에서 나팔수가 안장식의 시작을 알리며 관을 묻는 안장 후 조총 발사로 표준방식의 장례의식은 마무리된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안장식이 여러 곳에서 진행돼 유해를 운구하는 마차와 조총 소리 등이 국립묘지에 울렸으며 운구행렬이 지날 때마다 방문객들은 제자리에 멈춰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했다.
이같은 국립묘지 차원의 장례의식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변함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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