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중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
산행 후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흔히 알이 뱄다고 얘기하는 지연성근육통이다. 근육통은 근육을 갑자기 과도하게 사용한 것이 원인으로 허벅지, 종아리, 허리 근육 등에 주로 생긴다. 통증은 짧게는 2~3일 길게는 7일 이상 지속되며,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근육통 외에 흔히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는 발목을 삐는 발목 염좌다.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로 신체 균형과 유연성이 부족한 초보자들이 많이 겪는 부상이다. 부상 초기에는 보조기를 이용해 일정기간 발목을 고정시켜 부종과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운동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시켜 발목 관절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치료과정을 거치게 된다. 발목을 삔 뒤 여러 주가 지나도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인대가 파열됐거나 연골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산행 도중 많이 입는 부상은 무릎관절과 허리 손상이 있다. 특히 평소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거나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스트레칭으로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평상시 운동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더욱 필요하다. 산을 오르기 전에는 아킬레스건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평소에는 발목 돌리기나 밴드를 이용한 발목 근력 강화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초보자가 아닌 '산 좀 탄다'는 이들이 흔히 입는 부상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싼 단단한 막으로서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아치를 받쳐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 중 뒤꿈치 뼈에 붙어 있는 부위가 과로 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고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경우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러한 증상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지는 특징이 있어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근막염의 증세가 가벼울 경우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며 족저근막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금세 호전된다. 그러나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실시해주는 동시에 발목 근력훈련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산행 중 안전사고 발생 시에는 무엇보다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발목 염좌뿐만 아니라 모든 급성기 스포츠 손상 시 응급처치는 'PRICE'를 기억하면 된다. PRICE는 P(Protection, 보호), R(Rest, 휴식), I(Ice, 냉찜질), C(Compression, 압박), E(Elevation, 거상)의 약자다. 발목 접질림 이외의 다른 스포츠 손상에도 적용 가능하다.
발목을 접질렸을 경우 얼음이 없는 산속에서의 냉찜질은 손수건에 물을 묻혀 해 주면 된다.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려준다. 그리고 냉찜질 후 발이 돌아간 방향과 반대로 발바닥과 발목을 교차해가며 붕대를 감아줘야 한다. 너무 심하게 압박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하산 시에는 등산화의 끈을 최대한 조여서 발목을 잡아준다. 내려오는 중간에 발목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심해지고 열이 날 수 있는데 휴식, 냉찜질, 붕대감기를 반복하며 내려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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