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국감도 ‘하나마나’ 지역주요 기관 들러리 전락
여야 정쟁 탓 현안관철 물거품 제도개선 시급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아 종반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충청권이 ‘들러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 주요기관이 정치권 여야의 정쟁 등으로 국감 무대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탓이다.
올해 국감에서 ‘충청은 보이지 않는다’라는 자조가 나올 정도로 현안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 지방정부인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4개 시·도가 모두 국감을 받지 않았다.
대전시와 세종시는 ‘해임안 정국’에 따른 여야 정쟁으로 이달 초 예정돼 있었던 국감이 전격 취소됐다.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대전시와 세종시는 오는 2018년 4년 만에 국감을 받을 판이다.
충남도와 충북도는 광역지자체의 경우 통상 2년 주기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는 국감 로테이션으로 대상에서 애초 빠져 있었다.
지역 치안당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경찰청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일정 변경으로 피감기관에서 제외됐다.
충남경찰청과 충북경찰청이 애초 올 국감 대상이 아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지역 치안 정책 또는 현안점검 기회는 아예 사라진 셈이다.
교육당국은 국감이 진행됐어도 ‘통과의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충청권 4개 교육청 가운데 충남교육청을 뺀 대전·세종·충북교육청 3곳에 대한 교문위 국감이 국회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으로 여야가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파행을 겪으면서 지역교육 현장 현안점검은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
여의도까지 올라왔던 지역 교육수장들은 제대로 입 한 번 뻥끗하지 못한 채 보따리를 싸야 했다.
이처럼 충청권 주요 기관의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충청권이 정치권에 주요 현안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됐다는 지적이다.
대전 트램 입법 및 예산지원, 세종 국회분원 설치, 충남 장항선복선전철 예타통과 등 시·도 당면과제에 대한 정치권 공론화는 물거품이 됐다.
경찰 고위직 충청인사 배려와 치안력 확충, 우레탄트랙 교체, 급식시설 개선 등 충청권 치안과 교육현안도 국감장에서 꺼내보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처지다.
일각에선 국정감사 철 되풀이되는 여야 정쟁으로 지역 현안 관철 기회가 박탈되고 국회와 정치권이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자체 모 관계자는 “올해 지역 주요 기관에 대한 국감이 사실상 파행되면서 현안관철에 대한 기대가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년에 한 번 짧은 기간에 시행하는 현 국감제도를 폐지하고 상시국감, 상시청문회법 논의 감사원 활용 입법부 역량강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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