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주류, 과자 등 매출 상승세
영화관, 미술관 등 문화산업계도 반색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이 시행되면서 저녁 약속이 사라졌다는 공무원 김씨. 수년간 ‘술이 있는 저녁’을 해왔던 터라 김영란법에 갑갑한 생활이겠구나 싶었다.
무리한 저녁약속이 사라지고 나니 퇴근 후 저녁 생활은 여유로웠다.
이처럼 주말이면 온가족이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저녁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은 김영란법이 가져온 우리사회의 새로운 변화상이다.
곳곳에서 긍정과 부정적 효과가 교차하고 있지만 전반적 분위기는 ‘긍정’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 분위기다.
우선 유통업계의 매출이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경우 지난 6~9일까지 전체적인 매출이 4.6% 늘었고 신선식품은 23.9%, 간편식 상품은 10%가량 증가했다.
주로 삼겹살과 수입육 매출이 37% 이상 늘어나며 가정 내 육류 소비가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가정용 맥주가 15.8%로 상승했고, 와인 10.7%, 가공식품인 과자도 14.5%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가족과 식사는 물론 주류부터 과일, 과자 즐기는 가정이 늘고 있다. 김영란법으로 제약된 저녁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라이프생활이 변하고 있다. 당분간 신선식품을 위주로 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와 함께 문화계도 크게 호조를 띄고 있다.
지난 주말 영화관과 미술관 등 가족단위의 발걸음이 평소보다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배재대 우관섭 홍보팀장은 지난 주말 유성구 도룡동 인근의 미술관을 찾아 그림을 관람했다. 오래전 부터 취미로 삼았던 미술관 투어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는 게 우 팀장의 설명이다.
가을철 개최되는 지역행사와 여행코스도 주목해 볼만 하다.
피트니스센터와 어학원도 김영란법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곳으로 손꼽힌다. 이미 피아노와 기타, 섹스폰 학원 등 음악 학원에도 직장인들의 수강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둔산동의 한 실용 음악 학원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수강생이 벌써 20%나 늘었다고 밝혔다.
가족이 있는 삶을 선물한 2주차의 김영란법.
경제는 살아나고 부정청탁은 사라질 수 있는 기반을 잡아나갈 수 있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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