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희정 충남지사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사진=연합DB |
정우택 빼면 국감과 직접 인연 없어
남경필, 박원순 등 국감무대 홍보 톡톡
어필 기회 없어 허탈 VS 네거티브 피해 득
국정감사 시즌, 여야 잠룡들이 자신들의 몸값 높이고 있는 가운데 충청 잠룡들은 ‘국감 특수’에서 비켜나 있다.
새누리당 정우택(청주상당·산자위)을 제외하면 지역출신 대권주자들이 올해에는 국감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기 때문이다.정치권에선 이같은 상황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충청 잠룡들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해석이 분분하다.
국감에서 가장 주목받는 잠룡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국감 혜택을 톡톡히 누린 것으로 정치권은 판단하고 있다.
감사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국감장에서 대권 출마 의사를 직접 묻는가 하면 수도이전, 모병제 등 남 지사와 박 시장의 평소 철학에 대해 질의가 이어졌다.
여권 주자인 남 지사는 얼마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감에서 대선출마 시기 질문을 받고 “내년 초 최종 결정하겠다”고 국감장에서 사실상 대권 로드맵을 밝혔다.
수도이전론과 관련해서도 “조만간 경기도에 1700만명이 모여 살게 되는데 전셋값 올라가고 교통난, 미세먼지, 사교육 등 집중의 폐해가 발생한다”며 “한국 전체의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소신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야권 잠룡인 박 시장도 지난 4일 국감에서 “국가지도자는 소명과 역사적 시대의 요구가 있지 않으면 결단하기 어려운데 이런 것이 나에게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대권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자신의 SNS를 통해 국감 상황 생중계하는 등 국감을 통한 홍보전도 벌였다.
여권의 또 다른 잠룡인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7일 국감에서 태풍 ‘차바’ 피해 수습 대책과, 제2공항 추진 등 현안을 검증받으면서 존재감 과시에 나선다.
반면, 충청 출신 대선 주자들은 산자위에서 직접 ‘선수’로 뛰는 정우택 의원을 빼면, 올해 국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유일한 지자체장으로 지난해 국감을 받은 안희정 충남지사는 광역 시·도가 통상 2년 주기로 국감을 받는 탓에 증인대에 올해는 서지 않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경우 국회 외통위가 UN주재 한국대표부 감사를 실시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떨어졌다.
이완구 전 총리, 정운찬 전 총리도 올해에는 국감과는 무관하다.정치권에선 이같은 상황에 대해 설왕설래가 한창이다.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국감장에서 ‘눈도장’을 받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 지사와 박 시장처럼 피감기관장임에도 ‘주연’인 국회의원보다 더욱 주목받는 ‘특수’를 누릴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으로부터 불필요한 공세와 의도적 흠집내기를 피할 수 있어서 오히려 득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안 지사는 지난해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로부터 현안사업 실패에 대한 추궁과 함께 “충남도에는 행정실종, 정치과잉, 지사홍보 밖에 없다”라는 비판을 감내해야만 하는 등 생채기가 컸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인 올해 국감에서 충청잠룡들이 국민들에게 어필할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하지만, 의도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네거티브 등을 피할 수 있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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