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시 이미지 실추 우려…타기업 이어질까 ‘전전긍긍’
LG생명과학 대전기술원의 서울 이전 추진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동요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이전이 예정돼 있는데, 한 기업의 연구소만이 아닌 특구 내 다른 기업 연구소의 이전 검토로 여파가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LG생명과학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문지동에 위치한 LG생명과학원의 대전기술원이 내년 하반기 무렵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건설 중인 LG그룹 통합 연구시설인 ‘LG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다.
이런 탓에 LG생명과학은 올해 신입 사원 채용에서도 서울 마곡 이전 계획을 알리면서 이전 전까진 대전에서 근무하되, 이후에는 서울에서 일하게 된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이는 LG화학과 통합됨에 따라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며, 기존에도 화학연구소 내 연구동을 빌려써왔다는 게 LG생명과학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전기술원은 연구 및 지원 인력을 포함해 350여 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용 숫자의 상실로만 볼 일이 아니라는 게 지역 경제계와 과학계의 의견이다.
특구와 LG생명과학 측이 잦은 접촉이 있거나 사업적 연결 고리가 깊었던 것도 아니지만, 기술원의 존재는 ‘과학도시’라는 시의 이미지 부여에 대기업 연구소의 대표적인 상징 사례로서 다뤄져 왔다.
LG생명과학 기술원의 서울 이전이 과학도시 이미지 실추를 가져온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013년 삼성정밀화학이 특구 내 연구개발 인력 200여 명을 수원으로 이전했을 당시에도 특구의 입지를 위축시키는 분위기를 낳았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번 LG생명과학 기술원의 이탈은 경제적 침체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기술원의 이전이 그룹 차원의 정책이라기 보다는 수도권 규제 완화로 얻는 이득을 노린 것으로 여겨지는 시각도 적지않기 때문이다.
대덕특구에서 얻는 혜택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구 안팎에서는 다른 기업들이 지역 내 연구소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게되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여론이다.
대덕특구 한 관계자는 “기술원의 이전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특구 내 상징적인 대기업 연구소의 이탈은 입지 및 연구산업의 위축 분위기를 조성하고, 특히 서울 지역으로의 이전이라는 점은 다른 기업의 동요도 배제키 어렵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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