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기획한 야행 프로젝트
청주와 부여는 전국 10선으로 선정
시 내년 공모 참여… 문화재 스토리 발굴 필요
대전시의 문화재 마케팅이 미흡하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공모를 통해 10건의 ‘야행(夜行)’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지만 여기에 대전은 없다.
문화재가 부족하고 스토리가 부족한 탓일까, 아니면 지자체의 무관심 때문일까. 어찌됐든 대전은 역사와 문화재를 통한 역사 마케팅은 타 지역에 비해 낙제점에 가깝다.
‘밤에 거닐다’라는 뜻의 야행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기획하고 지방자치단체 공모를 통해 10건을 선정해 시행 중인 문화재 야간 산책을 말한다. 지역의 숨어 있던 문화재를 찾아가는 전국민 체험형 사업이다. 지난 5월부터 서울과 부산, 청주, 부여 등에서 선보이며 호평을 얻고 있다.
한 지역 관람객만 6만~7만명, 넉달 동안 65만 명이 참여했고, 폭염으로 시름했던 지역 숙소와 음식점까지 ‘문화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린 사업이다.
아쉬운 것은 대전시가 올해 ‘문화재 야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문화재청이 명시한 사업 자격요건에 해당되지 않는 안타까운 점도 있다. 예를 들면 반경 500km 내외로 문화재 20~30개 이상이 밀집해 있거나, 인근에 박물관과 공연장을 갖추고 있고, 조명 시설까지 완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시는 올해에는 공모조건에도 부적합했고 시간과 준비 기간이 촉박해 참여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
대전이 경주나 서울처럼 문화재 자원이 넉넉지 않은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문화재 간 이동 거리도 상당하고 유적과 유물을 하나로 엮을 스토리도 부족하다.
대전시 문화재종무과 관계자는 “내년 두 번째 사업에 응모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전이 타지역보다 문화와 역사적 이야기가 부족한 편”이라며 “만약 내년 공모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호연재고택’을 중심으로 자체 야행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추후 국비지원을 받을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덕에서 동춘당과 남간정사 도청관사, 소제동을 잇는 4가지 테마로 준비하고 있다. 전통에서 근대로, 선비의 숨결을 담은 대전만의 역사스토리를 만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야행은 문화재를 찾아가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야로(夜路: 밤에 걷는 거리), 야사(夜史: 밤에 듣는 역사이야기), 야화(夜畵: 밤에 보는 그림), 야설(夜說: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숙(夜宿: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지자체의 문화재 스토리 발굴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사업당 최소 2억에서 5억까지 지원되는 정부 국책사업으로, 야행을 통해 지역에서 얻게 될 경제적 효과, 역사적 인식을 생각한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