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으로 충청권 맹주로 군림했던 김종필(JP) 전 총리가 여권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1명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JP는 얼마 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과의 만찬에서 “반 총장이 대권 도전 의사를 굳혔다고 본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JP 측근들이 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JP가 이같은 판단을 한 시기는 지난 5월 말 반 총장 방한당시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다.
다만, 판단 배경에 대해서 JP는 “비밀이다”고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JP와 자리를 함께한 정 원내대표는 이날 만찬에서 얼마 전 UN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뉴욕 출장에서 반 총장을 만나 전한 메시지도 전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 총장이 어떤 답변을 내놓았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지난달 17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났을 때 “결심한 대로 하시되 이를 악물고 하셔야 한다”며 “힘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혼신을 다해 돕겠다”는 JP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 전언대로라면 충청권 맹주인 JP가 반 총장에게 대권 출마를 직접 권유한 셈이다.
정 원내대표도 “그동안의 경륜과 지식을 미래 세대를 위해 써 달라”고 반 총장에게 구애했다.
반 총장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 없이 미소로 화답했다는 전언이다.
이를 두고 당시 정치권에선 반 총장의 메시지가 여권 후보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 총장은 충청대망론에 불이 붙으면서 여의도뿐 아니라 지역 정치권에서도 실제 등판 여부에 촉각이 모이는 인물로 새누리당 친박계의 영입 1순위다.
내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대선 행보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 관측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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