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교사는 학교폭력 은폐 위해 피해자 협박
대전의 한 자율형사립고에서 신입생 ‘군기 잡기’를 이유로 후배들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담임교사마저 피해 학생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논란이다.
4일 대전교육청과 A학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학교 내에서 선배 2명이 후배 4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선배들은 후배들이 점심시간에 PC방에 다녀 왔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차례 가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학생측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선배들에게 ‘잘못은 인정하지만, 이렇게 맞는 것도 잘못된 것 같다’고 말하자, 머리를 땅에 박게 한 뒤 집중 구타를 했다”며 “배와 등을 발로 밟고, 급소인 명치 부위를 10차례 이상 때려 병원에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후배들의 군기를 잡기 위한 구타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이 학부모는 “아이가 속해 있는 반은 중국의 남경대 진학을 위한 특수반으로, 여름과 겨울에 남경대로 연수를 간다”며 “지난 여름 연수때도 학생들을 교사 한명이 관리하다 보니 구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선배들이 일과가 다 끝나고 밤에 심부름을 시켜야 하는데,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담임교사 마저 피해 학생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피해자 측은 “담임교사가 교무실로 피해 학생을 불러 다른 교사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부모 가정을 운운하면서 ‘여기서 무슨 불이익을 당해도 가만히 있어라’라는 식으로 아이에게 말했다”며 “지난달 29일 폭행을 당한 직후 병원에 가서도 ‘의사에게 폭행당한 사실을 말하지 말고, 혼자 책상에 찍혔다고 말해라’라고 하는 등 학교폭력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가해 학생들 학부모는 구타 사실을 당일(29일) 알고 있었는데, 우리(피해자)는 다음날(30일) 오후에 알게됐다”며 “학교폭력을 사실을 알자마자 학교에 찾아가 항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학교폭력 사실을 다음날(30일) 인지해서 사실조사 후 교육청에 보고를 했다”며 “은폐하려고 했으면 보고를 안 했을 것이다. 현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며,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