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전지역 4개점포 폐점… 수익악화 등 이유
향후 외곽지역 중심으로 은행 통폐합 바람 불 듯
은행측 “초저금리·비대면서비스 활성화 때문”
“돈 안되면 고객을 무시해도 되는 건가요?”
은행들이 수익 악화를 이유로 점포수를 줄이는 등 지역민 편의를 외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국민·우리·신한·KEB하나은행 등 4곳이 총 79개의 점포를 없앴다. 올 들어선 이미 사라졌거나, 통폐합 계획에 있는 점포가 150여 개에 달한다.
대전에서만 올해 4개 점포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1개 점포를, 우리은행은 2개 점포를, 하나·외환은행은 KEB하나은행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1개 점포를 축소했다.
올해는 우리은행 도안신도시지점 폐점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도마동지점이 서대전지점으로 통폐합됐다. KEB하나은행은 노은역지점을 노은지점으로 통폐합한데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월평지점을 문 닫고 황실지점으로 통합했다.
앞으로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통폐합 바람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판암·용운 일대 등에 위치한 점포를 없애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용객 대부분이 노인이라 이곳에 입점해야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지역에 사는 곽모(52)씨는 “돈이 안 된다는 명목으로 줄줄이 점포를 없앤다면 노인들은 버스를 타고 은행업무를 보러 가야한다”며 “단기적 수익률에 연연하기 보단, 공공성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발달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된데다, 연이은 금리 인하 여파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통폐합을 단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점포 통폐합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은행권 평균 연봉이 8000만원에 육박했다. 판매관리비용에서 인건비가 절반 이상 차지한다. 수익구조 개선을 내부적 요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 등과 맞물리면서 은행들의 통폐합 카드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점포수를 계속 줄이다보면 상대적으로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고임금을 받고 있는 은행권들이 내부적으로 탄력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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