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안희정 등 충청권 대선 후보군 풍부
인구도 호남 추월해 표밭 넓어져..‘충청 지도자 배출’ 여론도 높아
“이번에는 정말 달라요.”
한참을 고민하던 한 여권 관계자가 입을 열었다. 최근 급부상 중인 ‘충청대망론’의 실현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면서다. 그는 그동안 거론되던 충청대망론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분명한 ‘실체’가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충청대망론은 항상 거론돼 왔지만 실현된 적이 없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하지만 요즘엔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게 느껴집니다.”
최근 불이 붙고 있는 ‘충청대망론’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예전보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충청 잠룡들의 인물 경쟁력이 강한데다 인구가 늘어 표밭이 넓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야말로 충청이 정치 중심지가 돼야 한다”는 충청 민심 또한 충청대망론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충청권에서 대선 후보로 자천타천 5명이 거론된다. 먼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그 선두에 서있다. 반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 대권 출마를 공식화한 안희정 충남지사도 주인공 중 한명이다. ‘시대교체’를 주장하며 출사표를 던진 안 지사는 야권에서 ‘문재인 대세론’에 맞설 후보로 꼽히고 있다.
정운찬 전 총리도 ‘제3지대’ 유력 주자로 거론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고,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역시 대선 싱크탱크 격인 ‘더좋은나라전략연구소’를 설립해 존재감을 높이는 중이다.
최근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아 대권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렇듯 충청 출신 대선 잠룡이 5명에 이르고, 각자 캐릭터가 뚜렷해 지역에서의 관심을 끌 뿐만 아니라 본선 경쟁력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늘어난 인구와 충청 출신 지도자 배출을 원하는 지역민들의 열망도 충청대망론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충청권 인구는 542만6968명으로 호남권(524만547명)과 대구·경북권(518만6830명)보다 많다. 그만큼 충청권 표밭이 넓어졌다는 얘기다.
충청 민심을 하나로 묶을 강력한 구심점도 생겨나고 있다. 인구가 늘고 경제 규모도 커진 만큼 ‘충청이 정치 주역이 되어보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충청이 ‘핫바지’로 무시당하고 캐스팅보트 역할에 머물렀던 과거를 답습하지 말자는 말 또한 지역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다른 어느 때보다 충청대망론을 향한 지역민들의 기대는 물론 실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라며 “일각에선 또 다른 지역주의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영호남 패권주의를 청산하고 충청권 발전을 위해서라도 충청대망론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