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지역 내 53개 협동조합, 3100개 中企 조합원
업종 따라 원재료 공동구매, 판로개선 등 지원
“힘없는 중소기업이 자기 목소리 낸다는 게 쉽지 않지만 뭉치면 얘기가 달라지죠.”
대전세종충남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사장 현창성) 이준호 상무의 말이다.
이 조합은 매년 15만t에 이르는 시멘트를 사들여 58개 조합원사에 싸게 공급한다. 대기업 양회사들을 상대로 가격협상을 벌여 시멘트 공급단가를 낮추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상무는 “100억원대에 달하는 시멘트 공동구매는 조합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라며 “개별 중소기업이 아닌 수십개 중소기업이 모인 협동조합으로서 대기업과 대등한 입장에서 가격조율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비영리특별법인으로 1961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제정과 함께 중소기업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국민경제 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만들어졌다.
전국의 협동조합은 900여개로 대전·세종·충남지역에는 업종별 53개 협동조합이 설립돼 있다. 3100여개 중소기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공동구매 및 판매, 공동기술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1962년 설립된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이사장직무대행 안봉기)은 협동조합 역사의 산증인이다.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300개 넘는 조합원사를 두고 업계를 대변하고 있다. 인쇄조합에서는 소기업 판로개선을 비롯해 고가의 인쇄장비를 지원 중이다.
조합의 김낙관 상무는 “개별기업이 혼자 힘으로 급변하는 인쇄시장을 따라잡긴 힘들다”며 “인쇄인들이 함께 모여 업계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세종충남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이사장 오승균)도 석유화학 대기업을 상대로 폴리에틸렌 등 원재료를 공동으로 구매하고 있다.
t당 170만원을 호가하는 원재료를 매년 5000t가량 사들이니 대기업과 가격협상할 때 우위에 서는 바잉파워(buying power)를 가질 수 있다.
오선영 상무는 “대기업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원재료를 사서 35개 조합원사에 공급 중”이라며 “조합으로서 일종의 ‘규모의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3개년계획’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새로운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면서 “지자체,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 임직원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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