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 입장차 커 시큰둥
정부가 역점을 갖고 추진했던 국립대 연합체제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위기에 놓였다.
당초 매년 1000억원씩 투입해 국립대와 주변 대학간의 기능을 연계하기로 했던 국립대 발전 방안에 대한 예산이 삭감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은데다 각 대학별로 입장차가 상이해 의견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일 충청권 대학가에 따르면 국립대 연합체제를 위한 대학간 대화가 올 스톱 상태다.
충남대와 공주교대가 지난달 연합대학원 운영과 세종캠퍼스 구축 등을 위한 협약체결을 했지만 연합체제 논의가 진행되기 전부터 진행돼온 사안인데다 두 대학을 제외한 대학들간의 대화는 공감대 형성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립대 연합체제는 당초 교육부가 국립대 발전방안을 마련하면서 대학간 강의와 학점 교류를 비롯해 대학원 과정의 공동 개설 등의 연합체제 구축을 모델로 제시해 대학가의 화두로 떠오른바 있다.
교육부는 지난 상반기 “국립대학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연합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지난 6월에는 “향후 4년간 매년 1000억원을 투입해 지역 거점 국립대와 주변 소규모 대학들의 기능을 연계하는 국립대 발전방안을 추진한다”며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합 체제를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 기획재정부와 협의과정에서 편성이 무산되면서 당초 내년부터 연차별로 연합체 구축을 지원하기로 한 계획도 추진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현재는 연합대학 구축을 위한 연구 예산만 편성돼 있는 데 내년 대선과 맞물려 대학 정책이 유동적이어서 중장기 시간이 소요될 사업 성격상 연속적으로 끌고 가기에는 무리라는 관측이다.
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연합체제 구축과 이에 대한 주변 대학간의 반감 등으로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현실적 이유도 있다.
충남대와 한밭대가 이달 중 총장과 보직자들간의 만남을 예정해 놓고 있지만 총장 공석인 공주대를 비롯해 타 대학들과의 대화는 모두 진척이 거의 없다.
지역대 대학가도 국립대 연합체제 구축안에 대해 “이미 물건너 간 사업”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A국립대 처장은 “국립대 연합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공감대 형성이 돼야 하는데 궁극적으로 국립대 통폐합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섣불리 논의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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