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향기는 천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뜻을 담은 '국향천리 인향천리(菊香千里 人香萬里)'를 주제로 더욱 풍성한 내용으로 돌아왔다. 국화 10만포기와 꽃탑2조, 국화 조형물 900여 점, 국화분재 200여 점을 비롯해 전통식물터널과 LED물고기등, 박·목공예, 포토존 등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펼쳐진다. 23일간 유림공원과 유성천 일대에서 더 깊어진 국화 향기를 뽐낼 '국화전시회'와 그 준비 과정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1년의 결실 '국화'=유성구청 공원녹지과는 지난해 11월 성황리에 열린 6회 국화전시회가 막을 내린 동시에 올해 펼쳐질 7회 국화전시회를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뿌리를 보양하고 퇴비 배합과 숙성작업에 들어가야만 다음 국화 전시회 준비에 차질이 없기 때문이다. 유성구 구암동과 외삼동에 자리한 양묘장에 직원을 파견했다. 국화전시회의 핵심인 국화를 직접 재배하며 차근차근 행사 준비에 들어갔다. 사무실에서는 국화 전시회의 큰 그림을 그리고 현장에선 국화 기르기에 열중했다. 진행 상황을 전달하며 행사 기간에 맞춰 개화시기를 조정했다.
마침내 9월 노란 꽃들이 고개를 내밀었고 축제 준비를 위해 일일이 작업한 토피어리(용기에서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는 식물을 자르고 다듬어 동물 모양 등의 형태로 만드는 것)도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말부터는 유림공원 내부에 국화 장식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폭염 속 가꾼 국화 '활짝'…“뿌듯합니다”= 국화전시회 준비를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땀과 노력이 필요했다. 특히 현장에서 국화 재배에 나선 근로자들은 올 여름 찌는 더위를 이겨가며 국화를 재배했다. 지난달 23일 찾은 외삼동 육묘장에선 행사 임박을 앞두고 준비 막바지에 박차를 가했다. 근로자 서너명이 둘러서서 국화 줄기가 뻗을 방향을 10㎝가량의 얇은 철사로 일일이 고정하고 있었다. 다른 한쪽에선 행사장에 설치할 국화를 트럭에 실어 나르는 작업 중이었다. 한 번에 나를 수 있는 양이 제한돼 있어 수차례 반복했다.
근로자 14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서 희노애락을 겪었다. 국화 줄기를 잘라서 다시 심는 작업을 시작으로 수시로 화분을 갈아주고 줄기 가꾸기를 반복했다. 수분 공급이 중요한 만큼 매일 빠지지 않고 물주기 작업을 해야 했다. 한여름 낮 온도가 45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을 피하기 위해 새벽 5시부터 작업에 들어간 날도 적지 않다.
이영자 양묘팀장은 “싹이 나와야 다음 작업을 이어가는데 올해는 날이 너무 더워서 싹과 꽃대가 잘 안자라 어려움이 있었다”며 “우여곡절 끝에 모습을 갖춘 국화를 보니 뿌듯하고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화와 어우러진 콘텐츠 '풍성'=45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7회 유성 국화전시회는 국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가 풍성하게 준비된다. 한밭대로 중앙분리대와 유림공원 진입부 소나무숲에 국화와 국화LED등을 설치해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 또 행사 주제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전개할 예정이다. '특별한 엽서 만들어 보내기'와 관람객의 동선에 맞춰 시(詩)를 내건다. 개막식과 함께하는 '국화 음악회'를 비롯해 소규모 문화공연이 10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진다. 14일 오후 7시에는 충남대 윈드오케스트라 연주회의 공연도 펼쳐진다. 22일에는 산림청과 '아이러브 우드 '(I Love Wood) 캠페인을 진행한다. 결혼 5주년을 맞는 부부가 나무로 된 선물을 주고 받는 '목혼식'을 치른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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