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대법판단 정치재개 첫 고비
반기문 등판 앞 팬클럽 창립 파괴력 관심
안희정 도계분쟁 변론시작 남 지사와 잠룡전
내년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충청잠룡들이 시험대에 오른다.
충청 출신 대권주자들이 정치적 명운이 걸렸거나 이를 평가 받을 수 있는 법적판단 또는 이벤트에 속속 임할 예정으로 빨라진 대선 시계에 기름을 붓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도 기소됐지만 얼마 전 2심에서 무죄판결 받은 이완구 전 총리의 거취는 연말 대선 정국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일단 검찰의 대법 상고 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항고심 이후 일주일 안에 상고 여부를 정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거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으면 이 전 총리의 정치재개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충남지사와 집권여당 원내대표, 총리 등을 역임한 이 전 총리는 포스트 JP 충청권 맹주가 될 자격이 있는 정치인 가운데 한 명으로 분류된다.
세종시 수정안 정국부터 박근혜 대통령과 뜻을 같이한 이 전 총리는 친박계로서 당내 지지기반도 굳건해 내년 대선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 전 총리 측근은 “아직 대법 판단이 남아 있어 정치재개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일단 법리심인 대법판단을 잘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정치재개를 위한 첫 번째 고비가 3심 결과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내년 1월 등판이 유력시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역시 연말 정국에서 시험대에 오른다.
반 총장 팬클럽인 ‘반(潘)딧불이’가 다음달 10일 국회에서 창립총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밴드’ 등 모바일을 통해 활동해온 반딧불이가 오프라인 공식활동을 처음 개시하는 것이다.
반딧불이는 조만간 전국 기초지자체에 ‘지부’를 설립하고 활동반경을 넓힐 예정인데 반 총장 본격 등판을 앞두고 지지세(勢)가 얼마나 될는지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반딧불이의 활동은 야권 문재인, 안철수, 여권 김무성 등 다른 정치인 팬클럽과 직간접적으로 비교될 수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여권 잠룡 남경필 경기지사와 일합을 겨룬다.
당진평택항 도계분쟁 법정싸움이 이달 13일 첫 변론일을 시작으로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도계분쟁은 행자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4월 13일 당진시가 자치권을 행사해 오던 매립지 등 96만 2236.5㎡의 토지에 대해 제방의 안쪽(28만 2746.7㎡)은 당진시 관할로, 그 외 매립지(67만9589.8㎡)는 평택시 관할로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이 소송의 원고는 충남지사이며 피고는 행자부 장관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여야 50대 기수론 중심에 있는 안 지사와 남 지사와의 ‘잠룡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 지사는 정치적 동지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법인 원을 변호인단에 합류시키며 방패막이로 삼고 있어 관전재미를 더하고 있다.
소송결과가 곧 안 지사의 정치적 역량 전부로 귀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대권행보를 하는 안 지사가 소송 과정에서 어떻게 논리를 펴고 세련된 대응을 하는지에 대해 정치권 이목이 쏠려 있다.
정가 한 관계자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면 여야는 곧바로 대선 정국에 돌입하게 된다”며 “충청잠룡들이 저마다 정치적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소송과 이벤트에서 어떤 판단을 받을지 관심이다”고 촌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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