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억원 삭감한 서해복선철은 83.1%
정부가 제대로 집행하지도 못할 예산을 증액한 뒤 TK지역에 우선적으로 배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충청권 사업은 정부 심사에서 예산이 대폭 삭감됐음에도 집행실적이 높아, 대조를 보였다.
철도건설 예산 배정에 있어 정부가 지역차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아산을·국토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철도건설 사업 집행현황 자료다.
이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철도건설사업 실집행 실적이 평균 48.4%로 저조하다.
철도건설 사업 31건 가운데 증액 사업 12건 중 50% 이상 실집행률을 기록한 것은 단 1건에 불과한 반면, 삭감 사업 14건 중 8건이 50% 이상 실집행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예산편성을 하면서 논란이 된 TK사업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대구선 복선전철은 8월말 현재 18.3%의 초라한 예산집행 실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업은 지난해 기재부가 1551억원을 증액하고, 올해 초 국토부가 철도시설공단에 ‘대구선 복선전철 재정집행률 제고를 위한 특별대책 강구 지시’라는 공문까지 보냈는데 예산 집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기재부가 156억원을 증액시킨 대구권 광역철도는 단돈 1원도 실집행 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TK 지역 일부 철도건설 사업예산의 집행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먼저 이행해야 할 공사 및 행정절차가 있음에도 과도한 예산 확보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강훈식 의원실의 분석이다.
반면, 충청권 사업은 정부의 예산삭감에도 상대적으로 집행실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황해권 물류 여객 운송의 중심철도인 서해선복선전철의 경우 지난해 기재부가 무려 2060억원을 삭감했음에도 예산집행률이 83.1%에 달했다.
이는 조사대상 31개 사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강훈식 의원은 “지난해 예산 심사가 사업성이나 집행률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지역을 고려한 것이다”며 “실집행 실적이 지난해 다른 지역 예산 삭감해 TK예산 몰아줬다는 주장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하반기라도 집행이 불가능한 사업의 예산을 집행 가능한 사업으로 사업비를 재분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해 실집행률이 낮은 사업의 예산을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에 투입하는 방안을 수립해 기재부에 제출했다”며 “앞으로도 환황해 경제권 물류 및 여객 수송 대동맥인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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