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은 '문학+기행'의 합성어가 아니라 즐거운 명사가 됐다. 문학작품 속 현장이나 문학인을 만나러 가는 모든 여행길은 문학기행이 된 것이다. 그래서 문학기행은 살아 있는 여행이며, 사람냄새가 나는 문학의 기록이다. -정일근 시인-
이에 대전교육청은 문학과 여행의 장점을 살려 '책과 대화하는 대전독서교육'의 일환으로 올해 새롭게 사제동행 독서문학기행을 계획했다.
지난 8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실시된 이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대전교육청의 '독서문학기행'에 대해 살펴봤다.
▲아름다운 사제동행, 독서문학기행=현재 전국에는 다양한 문학관이 산재하고 있으며, 문학관마다 좋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독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문학관을 중심으로 찾아 떠나는 독서문학기행은 우리나라 문학에 의미 있는 자취들을 남긴 작품의 주요 배경지를 찾아보고 작가의 삶이 배어 있는 현장탐방을 통해 작품과 작가와의 생동감 있는 교감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스스로 느끼는 재미와 감동으로 자기주도적 독서역량을 키워온 대전독서교육이 문학기행을 통해 더욱 풍성해 지고 생동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특히, 대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독서문학기행은 학생과 교사, 교사와 선배교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책과의 만남에 더해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쌓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을 다져나가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최명희 문학관, 우리의 혼·소리·사랑의 길을 밟다=8월 11일 독서동아리 학생과 교사 40여명은 '혼불문학관'이 소재하고 있으며,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소설 '춘향전'의 배경지 남원으로 문학기행 떠났다.
학생과 교사들은 문학기행을 통해 작품 속에 담긴 장소를 직접 찾아보고 지역성, 향토성이 반영된 우리의 정신과 남도의 소리, 그리고 문학 속에 흐르는 아름다운 사랑의 길을 되짚어 보았다.
1930~40년대 남원 일원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작가 최명희 작품 '혼불'의 발자취를 찾아간 문학기행은 풀꽃처럼 정겹고 기와처럼 고풍스러운 우리말을 통해 민족의 혼을 그려낸 작품을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또 소리의 고장 남원의 판소리와 사물놀이 공연을 관람하고 직접 배워보는 체험은 스트레스와 더위를 한 번에 날리는 색다른 배움이었다.
이와 함께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한글소설 춘향전의 배경인 광한루에 얽힌 사랑과 숨겨진 수난의 역사도 배우며 우리 민족 내면에 흐르는 사랑의 정서도 읽어 보는 기회를 가졌다.
▲길 위의 인문학, 신규교사 교육역량 키우다=대전교육청은 신규교사의 원활한 현장적응과 교육지원을 위해 선배 교육전문직과 신규교사가 멘토와 멘티로 만나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받는 행복이음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9월 24일에는 '책과 대화하는 대전독서교육'을 주제로, 많은 문인들을 배출한 경남 통영에서 올해 발령 받은 신규교사와 선배 교육전문직이 참여하는 행복이음 멘토링 독서문학기행을 실시했다.
문학기행은 박경리기념관을 필두로 책의 배경지와 작가들의 삶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날 교사들은 많은 작품을 태동시킨 현장에서 지도자의 리더십·인간적인 고뇌와 함께 안보 등의 현실적 문제에 대해 되돌아보는 한편, 독서교육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더불어 교직생애에 대한 진솔한 담론을 펼쳤다.
▲꿈을 향해 계속 이어지는 행복한 길=독서는 책과 독자의 삶이 겹쳐질 때 가장 큰 감흥을 일으킨다.
독서문학기행은 책을 일상에서 다시 만나보는 소중한 기회로 독서의 깊이와 내면을 숙성시키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이러한 독서문학기행이 학교 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도록 안내와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음 기행은 학생 3명과 교사 1명이 짝을 이루어 떠나는 가을 속 행복여행으로 진행된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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