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민심 구심점 역할 등 충청대망론 확장에 기여할 듯
“언급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인 것 같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7일 자신의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직후 이같이 말했다. 정치활동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다.
기자들이 정계복귀 여부를 한 번 더 물었지만 그는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 이 전 총리 지지자들 사이에선 “충청에서 대선후보가 한 명 더 늘었다”, “충청권 대선주자가 이제 4명이다” 같은 대선 관련 이야기가 쏟아졌다.
한 지지자는 “대선으로 가는 길이 드디어 열렸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죄 판결로 족쇄를 푼 이 전 총리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 정치 중심에 섰던 인물인 만큼 충청대망론 확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총리는 이날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정계 복귀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치활동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계 복귀는) 언급하지 않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이며 아직 그런 문제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당장 이 전 총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죄판결을 받아 명예를 회복했고, 이를 재기발판으로 삼아 다시 정치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 전 총리는 충남지사와 3선 국회의원,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이어온 적자로 평가된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당시 충남 지사직을 던졌던 만큼 이 전 총리가 충청에서 쌓은 정치적 지분은 상당하다.
이 전 총리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친박계 이장우(대전 동구), 김태흠(보령·서천) 의원이 재선에 성공해 당내 상황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에선 이 전 총리가 충청대망론 확장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충청대망론을 중심으로 충청권 민심을 결속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는 물론 이 전 총리 본인이 여권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 전 총리 측은 대법원 3심(상고심)이 남은 만큼 정치 활동 계획은 아직 얘기할 시점이 아니라는 분위기다.
충청 정가의 한 인사는 “최근 충청대망론에 힘이 실리는 상황인데 이 전 총리가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충청권 정치지형이 크게 바뀔 것”이라며 “대법원 상고심을 기다려봐야겠지만 충청권에서 큰 정치 자산을 갖고 있는 이 전 총리가 곧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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