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절반 이상 현금영수증 안 받아
#. 직장인 정모(28)씨는 최근 커피숍에서 카페라테 한 잔을 시키고 4500원을 현금으로 냈다. 직원이 현금영수증 발급을 원하냐고 물었지만, 계산대 뒤로 줄 서 있는 사람도 많고 결제액도 적어 거부했다. 정씨는 “소액 결제 경우에는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는 것도 번거로워 현금영수증을 거의 받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 금액이 최근 5년간 121조원에 달한다.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비례)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아 무기명으로 발급된 현금영수증이 164억 200만건으로, 전체 현금영수증 발급 분의 63.7%를 차지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21조 2672억원이다.
업체들은 현행법상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하지만, 소비자가 요청하지 않으면 ‘무기명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무기명 현금영수증은 업체 소득원으로는 잡혀도 소비자가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소득공제 혜택에 활용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이 소액을 결제할 때,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명 현금영수증 규모는 같은 기간 95억 800만건으로 무기명 현금영수증보다 건수는 적지만, 금액은 316조 298억원으로 더 많다. 지난해 기준 실명 발급된 현금영수증은 건당 3만 7500원인 반면, 무기명발급은 건당 8600원이다.
국세청은 현금영수증이 무기명으로 발급돼도 추후 홈택스나 상담센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이 매년 확대되고 발급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혜택이 납세자들에게 온전히 돌아갈 수 있도록 국세청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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