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사실상 민영화’로 규정, 반대운동 전개
더민주 입장 표명 고심...새누리 상황 지켜보며 시기 조율 중
대전시가 추진하는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을 놓고 여야 각 시당의 셈법 계산이 분주하다.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민영화 논란까지 빚으면서 큰 이슈로 떠오른 만큼 시당들은 입장 선택의 유불리를 따지는 모습이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일찍이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시설 건설과 운영을 민간투자기업에 맡기는 등 사실상 상수도 민영화나 다름없다는 이유에서다.
시당은 연일 논평을 내며 반대 의견을 적극 피력하는 한편 지난 21일부턴 홍보차량을 이용해 지역 곳곳에서 정당연설회와 시민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또 대전지역 7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로 구성된 ‘사회공공성강화 민영화저지 대전공동행동’과 함께 행동하는 등 시민사회와의 연대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정치적 이슈 파이팅에도 앞서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난처한 입장이다. 사업을 추진 중인 권선택 대전시장이 자당 소속인데다 ‘민영화 반대’가 중앙당 당론인지라 쉽게 입장을 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동섭 의원 등 더민주 소속 대전시의원들이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추진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것도 시당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드는데 영향을 끼쳤다.
다만 박범계 시당위원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상수도 사업에 민간자본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고, 시의원들이 의견을 낸 상황에서 시당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시당은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추이를 지켜보면서 입장 발표 시기를 조율 중이다.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민영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성명 발표를 고려했으나 일단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데 주력하기로 결정했다.
섣불리 의견을 표명해 논란에 휩싸이지 않겠다는 계산에서다. 그런 만큼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시민단체와 진보정당 주장대로 민영화인지, 대전시 해명대로 민간위탁인지 제대로 검토할 계획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시의 상수도 고도정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추진에 대한 찬반논란이 거세지면서 여야 각 시당이 입장 표명이나 당론 결정 등의 압박을 느끼는 분위기”라며 “정의당이 이번 기회를 통해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반면 양대 정당인 새누리와 더민주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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