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대학도서관 진흥법 개정 등 정부의 정책이 지역 대학 도서관들의 질적 하락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육부가 오락가락한 도서관 정책을 펼치면서 지역대학가의 혼란도 일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정부는 동네 서점과 지역 출판계를 살리겠다는 취지의 도서정가제를 전면 시행했다.
과거 대형 서점들이 책값을 일명 ‘후려치기’하는 관행으로 책을 공급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일으킬 수 없는 동네서점과 소규모 출판계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이를 막기위한 취지였다.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모든 도서를 종류에 관계없이 정가의 10%까지만 할인이 가능하도록 했고, 간접할인은 5%까지, 최대 15%의 할인으로 제한을 뒀다.
도서정가제 시행으로 가장 큰 그늘이 드리워진 곳은 대학 도서관이다.
같은 예산에서 갑자기 책값이 인상되다 보니 책 구입 권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비싼 도서보다는 가격에 맞춰 저렴한 도서 위주의 구입이 잇따르게 됐다.
과거 대학 도서관들은 국내 서적은 정가대비 70~75%, 외국서적은 50~60% 수준에 책을 구매해 왔으나, 도서저가제 시행으로 국내는 10%, 해외서적은 15% 수준의 할인 적용을 받지 못하다보니 20% 이상 비싼 값에 책을 공급받게 된 것이다.
충남대의 경우 지난 2014년 2만4120권의 책을 구입했지만, 2015년에는 1만5780권으로 현저히 줄었다.
목원대도 2014년 2만64권 장서량이 증가했지만, 2015년에는 1만2751권 증가에 그쳤다. 배재대 역시 지난 2014년 2만426권 증가했으나, 2015년에는 1만9405권이 증가했다.
도서정가제에 이어 개정을 앞둔 대학도서관 진흥법도 대학 도서관의 질 저하를 가중시킬 공산이 크다.
교육부는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대학도서관에 대한 시범평가를 하면서 대학들이 보유해야 할 최소 기본도서 수를 학생 1인당 70권, 전문대학 30권으로 규정했다.
한동안 질평가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10년여만에 책 보유 권수를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양평가로 급선회 한 것이다.
지역대학의 학생 1인당 소장도서수는 충남대 67.3권, 한밭대 57.7권, 한남대 56.5권, 목원대 53.7권, 배재대 44.6권, 우송대 25.2권등이다. 대부분 대학이 기준 충족을 위해서는 10만권 이상의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이밖에 해마다 학생수의 2배의 신규 장서를 구입하도록 하면서 한정된 예산하에서는 신규 서적 구매가 질이 아닌 양 위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지역대학들의 상당수는 대학도서관의 자료 구입비가 전체 대학 예산의 0.4~0.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진흥법 대로라면 현재보다 2배이상 자료 구입비를 늘려야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한남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책값도 인상된데다 사립대학들이 전체적으로 학생수 감소 등에 따른 영향으로 재정이 열악한데 지금보다 2배이상 예산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성직ㆍ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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